4·11 민주항쟁 기념식 열려
"민주화 열망, 총칼로 못 막아"
창원시민 2419명 연대 뜻 전달

미얀마의 오늘에 연대하며, 61년 전 그날 항쟁의 참뜻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는 11일 오전 11시 창원시 마산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에서 제61주년 4·11 민주항쟁 기념·김주열 열사 추모식을 열었다. 백남해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장, 이학모 남원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장, 김경수 도지사, 박종훈 교육감, 허성무 창원시장과 민주열사 유족 등 100여 명의 내빈이 함께했다.

올해부터는 지정좌석을 없애고 추모화환도 받지 않았다. 민주영령들 앞에서 좀 더 겸손하고, 행사가 열리는 본질을 생각하자는 취지다.

도시·숲 하모니카 문화교육협회가 '유정천리' 연주로 이날 행사의 막을 열었다. 1959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주제곡이지만, 3·15 부정선거 직전의 정국을 표현한 개사곡으로 더 유명하다. 민주열사 유족을 비롯한 내빈 상당수가 그리운 표정으로 노래를 흥얼거렸다.

올해 창원시가 시신 인양지에 설치한 '추모의 벽' 제막식도 열렸다. 벽에는 김주열 열사 추모시, 추모곡, 열사의 약력, 3·15의거와 4·19혁명 민주영령들 모습을 새겼다. 허성무 시장은 "앞으로 인양지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김주열 열사 얼을 담은 동상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열사의 희생이 후손에게 길이 전해져 자긍심 높은 민주성지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61주년 4·11 민주항쟁 기념·김주열 열사 추모식이 1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에서 열렸다. 백남해(앞줄 오른쪽)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장과 시민 이춘(앞줄 왼쪽) 씨가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에게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 인증 사진을 새긴 깃발을 전달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제61주년 4·11 민주항쟁 기념·김주열 열사 추모식이 1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에서 열렸다. 백남해(앞줄 오른쪽)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장과 시민 이춘(앞줄 왼쪽) 씨가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에게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 인증 사진을 새긴 깃발을 전달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오늘의 미얀마는 어제의 대한민국'이 이날 행사의 주제였다. 백남해 기념사업회장은 "멀지만 가까운 나라 미얀마에서 태권소녀 치알 신 김주열 열사가, 길가에서 노닐던 꼬마 김주열 열사가, 일터로 가던 가장 김주열 열사가 총탄에 쓰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혁명이 한국의 오늘을 만들었듯, 미얀마 혁명이 미래의 민주 미얀마를 만들도록 손을 내밀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경수 도지사는 "미얀마 시민들은 61년 전 마산처럼, 41년 전 광주처럼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라며 "무자비한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평화 시위를 이어가는 그들에게 깊은 존경을 보내며, 경남도민들도 연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은 총칼로 막을 수 없다는 걸 우리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라며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며, 기념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는 이날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를 비롯한 미얀마 교민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추모의 벽 앞에서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창원시민 2419명의 사진이 담긴 깃발 2기가 전해졌다. 1000명이었던 애초 목표를 훌쩍 넘겨 연대의 마음을 전하게 됐다. 조 대표는 "김주열 열사 선배님을 추모하고 명복을 빈다"라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 미얀마 민주주의도 지금 피를 먹고 있다"라며 "군사독재가 다시는 오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빨리 이룩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국민의 많은 지지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이날 추모행사장에서 즉석 모금한 262만 원의 성금도 조 대표에게 전달했다. 성금은 미얀마 현지 시민불복종운동에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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