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속 차별 표현 지적한 기사·일상 성비율 반영 1면 인물소개·트랜스젠더 인터뷰 등 눈에 띄어
LH 투기의혹 첫 보도 한 발 늦고 장애인 캠핑카 기사 시각 아쉬워…남부내륙철도 짚는 기획 필요

경남도민일보 제20기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서혜정)가 3월 지면에 대한 평가를 지난 6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됨에 따라 서면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열렸다.

◇서재훈 위원 = '도시 일반도로 시속 50㎞ 이면도로 30㎞ 이하 제한(남석형 기자).' 자동차 중심 교통 환경에서 사람 중심의 교통 환경을 만들어 사고 위험을 줄이겠다는 의도는 매우 좋아 보인다. 하지만 50㎞/h 속도는 액셀을 조금만 밟아도 도달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도로가 많이 느려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로 인한 심각한 교통체증과 운전자 불편 우려는 없을지, 일각에서 주장하는 벌금으로 인한 과태료 장사 논란 등 반대 입장도 조명해보면 좋을 것 같다.

'대통령도 분노했다…입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LH(김종현 기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3월 1일 제기되어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고, 언론매체 기사가 3월 2일을 기점으로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정작 경남도민일보 최초 기사 시점(4일)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다른 지역도 아닌 경남 진주에 본사가 위치한 대표 기업이고, 관련 분야를 더욱 조명해야 하는 경남도민일보가 해당 건과 관련해서 발 빠르게 기사화했어야 하지 않았는지 아쉬움이 든다.

◇서혜정 위원 = '도 조례 인권 침해·차별 표현 수두룩(이혜영 기자).' 정치·경제·사회 등 굵직굵직한 주제가 주로 배치되는 1면에 차별 사례를 배치한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인권 감수성이 없으면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현실에서 일상에서의 변화를 위한 감수성 있는 기사다. 경남도민일보에서 2020년 하루 10분 우리말 기획 기사를 통해 조례나 행정 용어 변화를 이끌어 낸 것처럼 또 한 번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행복 실은 양산 장애인 캠핑카 출발(이현희 기자).' 이 기사를 읽으며 의아했고 그다음은 많이 불편했고 또 아쉬웠다. 처음에는 장애인 캠핑카라는 제목에서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편의시설이 설치된 캠핑카인가' 하는 궁금증으로 기사를 읽었다. 하지만 기사와 사진을 보면 장애인에게 고가의 캠핑카 체험을 하게 한 것이 전부다. 이것은 여전히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이다. 무조건 장애인을 위해서라는 이름만 붙여 놓으면 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2, 3호 장애인 캠핑카를 구입할 의지도 있다고 하니 '장애인 관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손제희 위원 = '거제 육아휴직자 중 절반 이상이 남성(이동열 김해수 기자).' 남성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지원하는 거제시의 정책 마련, 조례 제정 기사가 시민들과 다른 지자체에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뉴스-이 사람.' 1면 인물 소개가 유난히 눈에 띄는 3월이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신문에 반영되었다. 그동안 사회 각 분야 남성 대표성이 과도했던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적극적 조치를 한 결과로 보인다. 성평등을 선도하는 지역 언론의 큰 한 걸음이라 자부할 만하다.

◇안기학 위원 = '도내 군 초교 67% 전교생 60명 이하 지역소멸 가속(이혜영 기자).' 소규모학교 학생 수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고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통폐합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미활용 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되었으면 한다.

'도, 스포츠 인권침해 신고센터 운영(남석형 기자).' 지금부터라도 운동부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교육을 했으면 한다. 성적 위주가 아닌 즐겁고 재미있게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학교 스포츠가 되어야 한다. 지도자들의 연수 및 교육을 통해서 운동부 선수들의 바른 지도를 부탁한다.

◇이우기 위원 = '40대 젊은 교수, 작은 학교 교장 된 이유(이동열 기자).' 대학교수를 하다가 시골의 작은 중학교 교장이 된 사람이 있다. 그의 사연이 궁금하다. 이분의 실험은 눈길을 끈다. 자신의 전공을 어떻게 살려나가면서 중학교를 살려 낼지, 자못 궁금하다. 앞으로 이 교장선생님의 말씀과 행동을 지면에서 더러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좋은 기사를 발굴하셨다.

'남부내륙철도 통영 노선 전면 재검토하라(이동열 기자).' 남부내륙철도와 관련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언론에서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시민이나 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하고 시위를 하면 다 중요하게 다뤄줄 것인가. 한편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철도가 지나가거나 역사가 위치한 지역에 살지 않기 때문에 지도만 펴놓고 결정을 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정책 입안자보다 더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를 섭외하여 진지하고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할 책임이 지역 언론에 주어졌다. 단발성 보도보다는 경남지역 노선 전체를 놓고 하나하나 짚어보는 기획이 필요하다.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주민의 시각에서 한 번 더 짚어봐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장진석 위원 = '마산 시민극장 근대건조물 지정 실패(박정연 기자).' 아쉬운 결과이지만, 소유주와 창원시가 다시 한번 의지를 보인다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내용이다. 그동안 근대 건조물 관리의 허점에 대한 일침이 되길 바란다.

'관찰하고 글 쓰고 그림까지 아이들 손으로 낸 생물도감(김민지 기자).' 멀리서 찾는, 또는 대단한 자연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가까운 곳의 생명을 살피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그려진다. 아이들의 관찰력과 상상력이 만들어낸 놀라운 작품이다. 미래는 지금의 아이들이 만들어갈 세상이다. 아이들이 그림으로 지켜내는 지역의 환경이야말로 진정한 가치 있는 자원이다. 이를 잘 소개해준 기사이다.

◇정민교 위원 = '도, 청년 2000명에 구직 활동비 200만 원씩(남석형 기자).' 구직 청년에게 반가운 기사이다. '2019년 시작으로 지금까지 청년 7014명을 지원했다고 한다.' 이 문구에서 구직 활동비를 받은 청년 중에 취업, 창업한 청년은 몇 명인지 궁금해졌다. 이런 자료 첨부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변희수 하사의 선택, 나 같은 이 없게 해달라는 메시지(이동욱 기자).'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트랜스젠더인 주시연 씨의 삶을 다뤘다. 트랜스젠더 당사자 등이 1월부터 3월까지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 이 시기를 '피의 봄'이라고 표현한다는 내용을 보니 '얼마나 힘들었으면'! 가슴이 먹먹했다. 주연 씨를 통해 트랜스젠더의 삶을 이해하고 또한 트랜스젠더가 경험하는 혐오와 차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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