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완 후보 허위 경력 문제
선거 막바지 악재 딛고 당선
민주 강세인 동부지역도 선전
깨끗한 선거 분위기 조성에
대한노인회 군지회 앞장 눈길

이변은 없었다. 선거 막판에 오태완 후보의 공보물 경력 '허위' 논란이 일었지만, 의령군민은 국민의힘 오 후보 손을 들어줬다. 물론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정권심판이 주요 이슈였다면, 의령군수 재선거는 돈 선거 없는 깨끗한 선거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선거였다. 다행히 투표 당일까지 금전 살포 등 불미스러운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고, 대체로 후보들의 자정의지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불법선거 막자" 감시 활동 나선 의령 어르신 = 군민들의 공명선거 의지는 어르신들이 앞장섰다. 대한노인회 의령군지회가 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감시활동을 하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장혁두 지회장은 후보가 난립할 조짐을 보이자 기자간담회를 하고 "과정에서 결과까지 의령군 역사에 남을 만큼 공명정대하게 진행돼 군정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어르신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공명선거 감시단을 구성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 7일 오후 오태완 국민의힘 의령군수 후보가 부인 배민주 씨와 함께 의령군 의령읍 선거사무실에서 TV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며 박수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7일 오후 오태완 국민의힘 의령군수 후보가 부인 배민주 씨와 함께 의령군 의령읍 선거사무실에서 TV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며 박수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지역에서는 어르신들의 이런 의지가 기존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록 어르신들 감시단은 활동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부정·금권선거 방지에 큰 힘이 됐다.

◇'공보물 경력 허위' 막판 오 후보에 터진 악재 = 이번 선거 최고의 이슈는 단연 선거운동 막바지에 터진 오 후보 허위 경력 문제였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마지막 주말이자 5일장이 열린 의령전통시장에는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몰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김충규 후보를 지원하고자 의령을 세 번째 방문한 이낙연 선대본부장은 "오태완 후보가 선거공보물에 세 군데나 경력을 가짜로 써 선거법상 큰 잘못을 했다"며 "역대 군수가 줄줄이 불명예스럽게 하차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상대 후보 결함을 지적했다.

이에 반해 오태완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무소속 홍준표 국회의원은 경력 표기 문제와 관련해 "도청 1급엔 정무부지사 1명이다. 그러나 내부에서 일을 하려면 탁월한 역량을 가진 특보나, 단장이 있어야 한다"며 "도 규정에는 5급 별정직으로 돼 있어 일단 5급 별정직으로 채용해 1급 상당, 2급 상당의 급료도 주고 그렇게 대우한다"며 허위 경력 문제를 일축했다.

하지만, 군민들은 선관위가 '오 후보 공보물에 기재된 경력이 사실과 다르다'고 결정했음에도 오 후보 지지를 거두지 않았다.

◇'상대 진영' 의령 동부지역서 선전한 오 후보 = 의령 동부지역인 부림·봉수·낙서면 지역은 민주당 김충규 후보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봉수면이 고향인 김 후보는 부림초교와 신반중학교를 졸업해 김 후보가 기대를 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김 후보는 동부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의령읍 지역에서 어느 정도 득표만 받쳐준다면 해 볼만하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사전투표함을 연 결과 김 후보의 기대감은 사라졌고, 줄곧 오 후보가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오 후보 낙승으로 이어졌다. 투표율 69.5%를 기록한 가운데 30% 정도 개표한 오후 10시 20분, 오 후보가 2237표 46.16% 득표율로 김 후보 1565표 32.29%를 앞섰고, 개표가 60% 진행된 밤 11시 오 후보 4432표(44.59%), 김 후보 3144표(31.63%)로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이후 이 같은 득표 양상은 끝까지 이어져 오 후보는 선거사무실에서 꽃다발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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