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뚜렷한 이유 없이 "양해 좀"
도 "군에 독촉해 이달 마무리"

도내 시군별 문화재 점검 정기조사 결과가 계획했던 시한을 넘겨 한 달째 정리되지 않고 있다.

하동군이 "양해 좀 해달라"며 문화재 관리 상태를 담은 보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업무 과다가 미제출 이유지만, 하동은 이런 사실을 경남도에 먼저 알리지 않고 차일피일 보고서 제출을 미뤄왔다. 도는 예정된 기한이 지났는데도 하동군에 지속해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문서 제출을 미뤄온 군과 적극적으로 자료를 요구하지 않은 경남도로 인해 5년마다 진행되는 정기조사 결과 취합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와 하동군 문화체육과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도는 지난해 10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정기조사를 진행한다고 각 시군에 통보했다. 문화재별 관리 상태를 점검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하면서, 조사 기간을 10월부터 2월까지 다섯 달로 못 박았다. 이에 하동을 제외한 도내 17개 시군은 관리 상태가 양호한 문화재엔 A등급을, 정비가 시급하다고 평가한 문화재엔 F등급을 매겨 결과를 기록한 뒤 기한 내에 자체 점검기록을 도에 제출했다. 각 시군에 분포해 있는 문화재별로 A부터 F등급까지 6단계로 등급을 매겨 전반적인 문화재 상태를 적어서 낸 것이다.

그러나 하동군은 계획된 시한 내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도는 하동군 문화재 담당 주무관과 계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하동군은 "기다려달라", "양해 좀 해달라", "이번주(12일)까지 제출하겠다"고 답했지만, 군은 서로 합의된 일정인 12일 이후로도 문서를 전달하지 않았다. 도 역시 하동군에 지속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도내 모든 문화재에 대한 최종 점검결과 취합이 늦어지고 있다. 도는 앞서 17개 시군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하는 한편 시군별 문화재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는 "여러 차례 문서 제출을 하동에 요구했었다"며 "문서 제출이 늦어지는 건 업무가 많거나 업무를 게을리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높은 분한테 얘기할 수도 있었겠지만, 얘기하면 하동군과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어서 자료를 빨리 제출하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자료를 빨리 받아서 4월 초까지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하동군 문화체육과는 "늦는다고 말하기 미안해서 도에 (미제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었다"며 "업무량이 많아서 조사결과를 매일 정리하진 않고 있었다. 이번 주까지는 마무리해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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