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박물관 조사 40% 진행
지석묘·진해현 사직단 등 확인
시 "연말까지 관리 계획 도출"

창원시 문화유적 분포지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지난해 7월부터 창원지역을 중심으로 문화재 실태조사를 벌여온 창원대박물관이 지금까지 확인된 창원시 문화재와 맞먹는 양의 문화유산을 발굴했다. 신규 문화재는 1200여 개다. 창원시가 파악한 전체 문화재가 1318개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조사 시작 반년 만에 큰 성과를 낸 셈이다. 오는 12월까지 예정된 실태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문화유산이 추가로 발굴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창원대박물관은 시 용역을 받아 지난해 7월 창원 5개 구를 대상으로 문화재 실태조사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8월부터 10월까진 조사를 하지 못하다가 11월에 본격적인 발굴 작업에 돌입했다. 박물관은 청동기시대(선사시대) 지석묘와 삼국시대 고분군, 고려·조선시대 분묘군을 찾아냈다. 다호리고분군에서 출토되는 삼한시대 두형토기 대각편(굽다리달린 그릇)을 진동 유적 인근에 있는 창원 죽전리 유물산포지에서 발굴했고, 창원 인곡리 지석묘, 봉암리 지석묘 등 지석묘 7개와 평암리 조선시대 분묘군, 금암리 고분군 등 13개 고분군을 진전면과 진북면, 구산면 등지에서 확인했다. 진전면 평암리와 진북면 정현리에선 아기 무덤도 찾아냈다.

▲ 지난해 11월 창원 문화재 실태조사를 본격 시작한 창원대박물관이 1200여 개 문화유산을 발굴했다. 사진은 내서 신감리 막돌탑·노거수. /창원대박물관
▲ 지난해 11월 창원 문화재 실태조사를 본격 시작한 창원대박물관이 1200여 개 문화유산을 발굴했다. 사진은 내서 신감리 막돌탑·노거수. /창원대박물관

박물관은 마산합포구 현장조사에서 문화유산을 대거 발견했다. 인곡리 정곡마을에서 발견된 창원 인곡리 지석묘는 '풍영대(風詠臺)'라고 새겨진 바위다. 청동기시대에 조성된 지석묘로 추정되는 상석 인근 지역에선 민무늬토기가 다수 확인됐다. 박물관이 찾은 창원 진전면 봉곡리 고분군은 국사봉(해발 576m) 남동쪽 구릉 가장 끝에 있는 구릉 말단부에 있는데, 봉곡마을 동쪽 구릉을 중심으로 봉분과 석곽묘로 추정되는 석재가 발굴됐다. 기존에 조사된 유적 중 고현리 지석묘는 현재 일부가 파괴된 모습으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창원 시락리 산성과 사동리 진해현성 사직단 터도 최초 확인됐다. 사직단은 토지신인 국사신(國社神)과 곡물신인 국직신(國稷神), 두 신에게 제사를 드리고자 만든 곳이다. 풍년을 기원하는 기곡제(祈穀祭)나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박물관 쪽은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사직단에서 이루어지는 제사는 국가 제사의 중추이기 때문에 사직은 종묘와 함께 국가 그 자체를 의미하는 만큼 이번 진해현 사직단을 확인한 것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 지난해 11월 창원 문화재 실태조사를 본격 시작한 창원대박물관이 1200여 개 문화유산을 발굴했다. 사진은 인곡리 지석묘. /창원대박물관
▲ 지난해 11월 창원 문화재 실태조사를 본격 시작한 창원대박물관이 1200여 개 문화유산을 발굴했다. 사진은 인곡리 지석묘. /창원대박물관

박물관은 현재 진해지역 민속유산과 자연유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진해구와 성산구, 의창구 현장조사까지 마치면 발굴 문화유산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 전 지역 문화재 실태조사 공정률은 3월 말 현재 40%다. 마산지역은 조사 공정률이 90% 수준이다. 창원대박물관은 보고서에서 "애초 예상했던 1500건에서 2500건으로 발굴 유적 수가 167% 증가했다"며 "향후 군사시설, 도서지역 조사 후 유적 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올 연말까지 실태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관리 방안과 문화재 지정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숙이 시 문화유산육성과장은 "발굴 문화유산들은 기초자료 조사를 한 것이기 때문에 기본 정보만 뽑은 거다. 긴급하게 관리해야 하는 문화재가 있다면 용역업체가 나가서 관리하게 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진행되는 문화재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가치를 따져서 문화재 분포지도에 담을 계획이다. 종합적인 계획은 연말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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