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비대면 공연 폐막
한국연극제 도 대표 참가
관객 대상 극단현장 〈반추〉

제39회 경상남도연극제가 지난 27일 1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도내 연극인의 축제이자 대한민국연극제 경남 대표를 뽑는 경연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됐다.

이날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폐막식 및 시상식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송출됐다. 고능석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장은 "연극제가 취소 안 된 것만 해도 다행이다"며 "내년에는 경남연극인 전체가 모이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제39회 경남연극제가 지난 27일 폐막식 및 시상식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송출됐다. 왼쪽부터 진애숙 한국연극협회 거제지부장, 고능석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장, 이진서 아나운서, 이은경 심사위원장, 이삼우 극단 예도 상임연출.  /유튜브 갈무리
▲ 제39회 경남연극제가 지난 27일 폐막식 및 시상식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송출됐다. 왼쪽부터 진애숙 한국연극협회 거제지부장, 고능석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장, 이진서 아나운서, 이은경 심사위원장, 이삼우 극단 예도 상임연출. /유튜브 갈무리

◇극단 장자번덕 대상

이은경 평론가·최송림 희곡작가·박정의 연출가 등 심사위원은 사천지역 극단 장자번덕의 <운수대통>(김광탁 작·이훈호 연출)에 대상을 주었다.

이 작품은 고령화 시대, 노인 문제를 다룬 코미디극이다. 장자번덕은 단체상에 이어 개인상도 휩쓸었다. 귀먹은 할멈 역을 맡은 정으뜸 배우가 우수연기상을 받았고 이훈호 연출가가 연출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3년 <호접몽> 이후 8년 만에 대상을 받은 장자번덕은 오는 7월 경북 안동과 예천에서 열리는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도 대표로 참가한다. 한편 관객심사단(30명)이 선정한 '관객이 뽑은 대상'은 극단 현장의 <반추>가 차지했다.

◇아버지 역할 재조명·주체적 여성

연극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로 작품 소재를 보면 시대적 흐름을 알 수 있다. 경연작 주요 키워드는 가족과 여성이었다.

심사위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인간관계 단절,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는 현실을 반영해 "가족 이야기, 특히 아버지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작품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연극에서의 여성 캐릭터는 수동적이고 극 중 비중도 적은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 작품에서는 주체적이며 적극적이며 중심인물인 여성들이 등장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평했다.

◇경남연극계 숙제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작품도 돋보였다. 극단 벅수골은 예향 통영을, 극단 나비는 창원에 있던 가야소국 탁순국을, 극단 아시랑은 조선시대 함안 지리지인 함주지에 수록된 기생 노아의 이야기를 무대로 옮겼다. 뿐만 아니라 사투리를 활용해 지역성을 드러내는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심사위원은 '지역 콘텐츠를 활용하는 관점'과 '사투리 전달력 개선'을 제언했다.

심사위원은 "지역 콘텐츠를 소재로 할 경우 동시대적 관점에서 재해석, 재창작을 하는 노력과 과거의 콘텐츠를 현재의 관객이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내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는 있지만, 숫자가 적은 편이다. 12개 경연작 출연진을 보면 한 배우가 여러 극단에 출연한다.

물론 그 배우가 연기를 잘해서 일수도 있지만 반대로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적다는 이야기도 된다. 젊은 배우를 발굴하고 키우려는 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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