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집회에 8개국 교민 참가
시민 모금운동 700만 원 모여

경남미얀마교민회·한국과미얀마연대·경남이주민센터는 28일 오후 1시 창원시 옛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미얀마 쿠데타 규탄과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4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남이주민연대 소속 8개국 교민들이 참석했다.

엄보화(36) 캄보디아교민회 대표는 "우리도 '킬링필드' 사태를 통해 민주주의 중요성을 알았다"라며 "캄보디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미얀마 시민불복종 운동을 주시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이(39) 몽골교민회 대표도 "몽골도 1989년 시민들이 들고일어나 지금의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라며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어서 멈춰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배주혜(42·중국), 라지드(33·스리랑카), 김유미(37·네팔) 대표, 서나래(40·베트남), 마지드 자한기르(38·파키스탄), 무하마드 아리사드(43·파키스탄) 씨가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 28일 창원시 옛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미얀마 쿠데타 규탄과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4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한 시민이 미얀마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헌화한 뒤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 28일 창원시 옛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미얀마 쿠데타 규탄과 민주주의 연대를 위한 4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한 시민이 미얀마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헌화한 뒤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유학생 칸 진(29)·네인(25) 씨가 각국의 연대에 화답했다. 칸 진 씨는 "지난 27일 미얀마 군부가 '국군의 날' 행사를 열었고, 시민들은 저항하러 나섰다가 150명 넘게 쓰러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형제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나는 평화로운 한국에 있다"라며 "잠에서 깰 때, 밥을 먹을 때 등 모든 순간이 지옥같이 느껴진다"라고 흐느꼈다. 두 사람은 국제사회 도움이 있어야 미얀마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며 한국에 다시 한 번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희생된 미얀마 국민을 애도하는 장소가 마련돼 시민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김명숙(70·창원시) 씨는 "젊은 사람들이 참혹하게 쓰러진 사진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재밌게 살아야 할 사람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민주노총 거제지역지부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기치 아래 미얀마 군부의 노동 탄압과 민중 학살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얀마노동조합총연맹의 총파업과 시민불복종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M) 측이 파악한 시민 희생자는 27일까지 총 472명에 달한다. 경남 시민사회단체는 다친 시민을 치료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모금운동을 벌여 28일 4시 현재 700만 원가량 모았다. 모금액은 미얀마 민주화단체에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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