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좁아져 혈액공급 저해…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증
혈관에 스텐트 삽입 시술 효과
당뇨·흡연·고지혈증·고혈압…심혈관 질환 발병률 80배 높여
올바른 식습관·운동 병행해야

어느 80대 할아버지는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면서 청소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로 반나절을 보낸다. 지금이 조선 시대라면 꿈도 못 꿀 연세다. 오히려 지금 80대 나이에 걷지 못할 정도면 어지간히도 자기 관리를 하지 않은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이다.

그런데 건강해 보이던 50대의 젊은 사람이 어느 순간 심장마비로 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평소 술 담배에 끄떡없다고 과시하는 게 또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싶기도 하다. 심장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다.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오랜 세월 혈관이 싫다는 행위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소리 없이 숨통을 막아버린다. 위험한 심장질환의 조짐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협심증은 어떻게 나타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SMG 연세병원 심장내과 이동원 과장에게 물었다.

▲ SMG 연세병원 심장내과 이동원 과장. /SMG 연세병원
▲ SMG 연세병원 심장내과 이동원 과장. /SMG 연세병원

-어떤 증상이 생기면 협심증을 의심해야 하나요?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대부분 운동이나 활동 시에 발생하는 흉부 통증을 호소합니다. '가슴을 쥐어짠다', '가슴이 싸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며, 주로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이러한 증상 없이도 '명치가 아프다' 또는 '턱 끝이 아프다'라고 호소하기도 하고, 전형적이지는 않지만 '속이 아프다', '가슴을 쓰리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오심, 구토 증상으로도 내원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흉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혔는데도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고령인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노인들은 아무런 통증 없이 식욕과 원기가 떨어지고 갑자기 숨이 차다고 하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있어요."

-협심증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협심증을 악화시키는 몇 가지 요소로는 고령, 흡연, 과도한 음주, 기존의 만성 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특히 당뇨가 있으며 그 외 비만, 비활동성, 가족력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이러한 위험 인자 2, 3가지가 동반되면 상승효과가 일어나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더 높아지는데 예를 들면, 당뇨·흡연·고지혈증·고혈압 등의 요소가 함께 있으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80배 이상 증가합니다."

-심장마비의 원인이 협심증일 확률이 얼마나 되죠?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당시 57세) 씨의 급작스러운 사망 소식에서 보듯이 협심증, 심근경색증의 가장 무서운 결과는 돌연사입니다. 심근경색의 절반은 이전에 협심증이 있던 사람이며, 나머지 반 정도가 혈전으로 예기치 않게 심근경색증이 생긴 사람이에요. 상당수 환자가 평생 한 번도 병원에 가본 일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였는데, 왜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런 심각한 병이 발생하였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해요. 일단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약 30~40%는 손 한 번 써 볼 틈 없이 갑자기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협심증에 세 가지 유형이 있다는데 각각 어떻게 다른 거죠?

"'안정형 협심증'은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협심증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스트레스나 정신적으로 흥분했을 경우, 운동을 심하게 하는 경우 등 심장에 부담이 되는 행동을 했을 때 흉부 통증이 발생합니다. 증상은 3~10분 정도 지속하지만,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져요. '불안정형'은 안정형과 달리 약간의 활동에서도 발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 또한 오래가는 특징이 있으며 점점 심해지기도 하며, 원인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혈액량이 감소하기 때문인데, 비정상적인 수축으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하는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변이형 협심증'은 운동이나 스트레스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관상동맥이 수축하면서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발작을 일으키게 되는데, 보통 자정부터 새벽녘에 발생합니다."

-협심증은 어떤 과정을 거쳐 위험수위에 이르게 되나요?

"협심증은 협착으로 인해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해 관상동맥이 75%가량 좁아지면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심장에 무리를 주는 행동을 하게 되면 심장에 많은 영양분이나 산소가 필요한데, 협착으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통증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혈관 협착이 있는 부분에서 갑자기 혈전이 폭발적으로 생기면서 좁아져 있던 혈관 부위를 완전히 막아 혈액 공급이 차단되기도 하는데, 이를 심근경색이라고 해요. 심근경색증의 경우 협심증과 다르게 움직임 없이 앉아있거나 자다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하고 참을 수 없는 흉통, 구토 등을 겪게 되는데 사망 가능성이 크죠."

-협심증 치료에 심혈관 성형술과 스텐트 삽입술이 쓰이기도 한다던데 이 둘은 어떻게 다른지요?

"대퇴동맥 혹은 팔목 동맥 등을 통해 풍선이 부착된 도관(Catheter)을 좁아진 관상동맥 부위에 삽입한 후 풍선을 팽창시킴으로써 좁아진 혈관을 넓히거나 여기에 추가하여 확장된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혈관 내에서 지지해 주는 스텐트(Stent)를 삽입합니다. 스텐트 이전에는 풍선 확장술만 가능하였으나, 최근 2세대 약물 방출형 스텐트 및 약 2년 정도 경과 후 혈관 내에서 분해되어 사라지는 생흡수성 비계(scaffold)까지 큰 발전을 이룬 덕에 스텐트 삽입술이 보편화해 있습니다."

-협심증이 있을 때 운동은 안 하는 게 좋은지, 하면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관질환이 있는 분들은 고강도의 근력운동은 위험할 수 있지요. 근력운동은 말초동맥혈관을 압박하여 전체 말초 저항을 증가시키고, 근육 관류를 감소시키기 때문입니다. 교감신경계는 더욱 활성화되고 심박출량은 증가하여 혈압을 상승시키지요. 유산소 운동 중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은 걷기인데, 걷기는 뼈, 근육, 신경이 모두 조화롭게 움직이는 운동으로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줍니다. 운동 효과를 보려면 일주일에 3~4회, 최소 30분 이상 걷는 게 좋습니다."

 

협심증 치료에 쓰이는 약물들

△아스피린 혈소판의 응집을 방해함으로써 혈액의 응고를 방지하여 좁아진 혈관에 발생할 수 있는 혈전의 형성을 예방. 심장 발작 및 심혈관 질환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대부분 환자에서 아스피린은 반드시 추천되는 약물. 만일 아스피린의 부작용 혹은 알레르기 등으로 인해 복용할 수 없으면 클로피도그렐을 고려.

△니트로글리세린 혈관 확장 작용을 해 좁아진 혈관을 통한 혈액의 공급을 개선하기 때문에 협심증의 치료에 사용.

△베타 차단제 심장의 박동수와 혈압을 낮추고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감소시켜 심장의 산소요구량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하며,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고, 심장 발작 시에 심근 손상을 최소화하고 재발성 심장 발작을 방지.

△스타틴 대표적인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은 우리 몸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만 아니라, 항염증, 항산화, 항증식작용 등을 통해 동맥경화증의 진행을 억제해 주고 플라크를 안정화하는 역할.

심장질환 예방법

△다양한 건강식품 먹기.

△과일, 채소, 곡물(현미 등) 먹고 무지방 혹은 저지방 우유, 생선, 콩 종류, 가금류(닭고기), 지방이 적은 고기 등 섭취하기.

△적게 먹고 적정 체중을 유지.

△설탕 섭취 줄이기.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섭취 줄이기.

△곡물, 채소, 생선, 콩에서 불포화 지방산 섭취 늘리기.

△소금(6㎎/일 이하), 알코올 자제.△유산소 운동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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