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마을 종포서 너른 풍경 만끽
사천대교서 구불구불길 9㎞ 달리고
노을져 가는 갯벌 건너 비토섬으로

사천시 용현면 종포마을회관 앞에 다다르면 지난 2006년 12월에 개통된 사천대교가 보입니다. 서포면 자혜리와 용현면 주문리를 잇는 아치 모양의 다리입니다. 널찍한 다리가 바다 위에 멋지게 뻗어있습니다. 길이는 2.145㎞ 정도입니다. 사천대교와 종포마을회관은 3㎞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회관 쪽에서는 비교적 작고 기다란 형태를 한 다리가 눈에 나타납니다. 한눈에 다리가 보이는 게 구경하는 맛이 괜찮습니다.

◇사천대교가 눈앞에 가득…사천 용현면 '비토섬 가는 길'

서포면과 마주보고 있는 용현면 사이에는 바다가 흐릅니다. 밀물과 썰물도 지납니다. 육지 쪽엔 갯벌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바다와 가까이 붙어있는 곳은 용현면 신촌리와 송지리, 금문리, 주문리입니다. 사천대교가 눈에 잘 들어오는 동네입니다. 앞바다에선 널찍하게 펼쳐진 다리가 나타나고, 바다와 갯벌을 끼고 있는 지면에는 길게 뻗은 인도와 차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종포마을회관이 있는 신촌리부터 송지리 근린공원 당간마당 사이 구간엔 바람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40~50개 정도 될까요. 파랗고 노랗고 빨간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들이 '휘잉' 소리를 내며 재빠르게 돌아갑니다.

▲ 사천 신촌리 종포마을회관 앞 갯벌. /최석환 기자<br>
▲ 사천 신촌리 종포마을회관 앞 갯벌. /최석환 기자
▲ 사천시 용현면 신촌리 갯벌에서 마을 어민이 채취한 굴을 정리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br>
▲ 사천시 용현면 신촌리 갯벌에서 마을 어민이 채취한 굴을 정리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당간마당부턴 알록달록한 색감이 입혀진 방호벽이 인도와 차도에 등장합니다. 무지갯빛 해안도로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멋들어진 풍광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시민들이 찾는 장소로 유명합니다. 벽의 끝자락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대포어촌체험마을 방면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천을 방문한 게 지난 10일인데요. 머리카락이 뒤로 완전히 넘어가고 눈에서 눈물이 날 만큼 바람이 거세게 불던 날인데도 이곳을 찾은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바다 앞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분도 여럿 있었고,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와 사진을 찍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삼각대를 들고 찾아와서는 배 아프게 사진을 찍는 커플들도 종종 보이더군요. 연애를 하든지 해야지 이거 안 되겠습니다.

앞서 언급된 동네 모두 사천대교를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지만, 다리를 정면에서 바로 보려면 신촌리를 먼저 가야합니다. 종포마을회관이 이곳에 있는데 작게 보이는 다리와 그 주변 풍광이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차를 타고 다니기에도 좋고, 내려서 멍하니 경치를 구경하기도 좋습니다.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 비토섬

이번 드라이브의 최종 목적지는 비토섬입니다. 용현면에서 곧장 사천대교를 지나 서포면으로 진입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자혜터널이 나옵니다. 터널을 통과한다고 바로 섬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사천대교에서 시작해 구불구불한 길을 9㎞ 정도 더 달려야 합니다. 그래야 비토섬으로 이어지는 비토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비토교는 크지도 넓지도 않은 교량입니다. 1992년에 세워진 다리인데, 길이가 270m로 짧습니다. 교폭은 8m 정도 됩니다.

▲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 거북교.
▲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 거북교. /최석환 기자
▲ 사천시 용현면 신촌리 갯벌에서 마을 어민이 채취한 굴. /최석환 기자<br /><br /><br /><br />
▲ 사천시 용현면 신촌리 갯벌에서 마을 어민이 채취한 굴. /최석환 기자

다리 밑으로는 강과 갯벌이 지납니다. 그 주변으론 육지가 500m에서 1㎞ 거리에 인접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넓은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진 않습니다. 그런 바다는 다리 주변에선 볼 수 없습니다. 대신 강이 연상되는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갯벌도 보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2차로 도로를 중심으로 달려보면 경사진 도로가 나타납니다. 길 양옆에 세워진 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입니다. 비토교에선 볼 수 없던 넓은 바다가 드러납니다. 햇빛이 바다에 반사돼 시야를 비추기도 합니다. 연평도를 떠올리게 하는 도로 같았습니다. 군 생활을 대연평도에서 해서 그런지 문득 그때 만났던 경사진 도로와 풍경, 아련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경남도가 추천한 드라이브 명소

이번에 비토섬 가는 길을 가게 된 배경은 경남도 추천 드라이브 여행코스 13선에 이름을 올린 이곳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도가 지난해 4월 13곳을 추천한 적이 있었는데요. 예쁘게 찍힌 사천의 풍경을 보고서는 이번엔 여기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야 든 생각이지만 도가 추천한 드라이브 경로를 따라 이동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엔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는데요. 나중에 또 이곳을 찾게 된다면 도가 추천한 경로대로 가보고 싶습니다. 도 추천 코스는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사천시 용현면 종포마을회관 → 부잔교갯벌탐방로 → 거북선마을 → 대포항 → 모충공원 → 삼천포마리나 → 영복마을 → 선창마을 → 삼천포대교공원 → 창선·삼천포대교 → 늑도 순으로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천대교 → 서포면행정복지센터 → 비토교 → 낙지포마을 → 월등도로 가는 코스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여러분도 비토섬으로 가는 길을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 사천시 용현면 주문리 앞바다. 길게 뻗은 사천대교가 보인다. /최석환 기자<br /><br /><br /><br />
▲ 사천시 용현면 주문리 앞바다. 길게 뻗은 사천대교가 보인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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