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활동 다큐멘터리 후속
기후 변화 시계 급속도 빨라져
재난 가난한 사람부터 큰 타격
"민주주의 위기부터 해결해야"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73)는 지난 2006년 기후 변화에 관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를 제작했다. 고어는 이듬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다큐멘터리 부문 오스카상(미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당시 모두가 그의 수상을 환영하지 않았다. 비판과 논란도 뒤따랐다.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오스카상을 받았지만 사실 대부분 허무맹랑한 얘기입니다. 해수면이 6m나 오른다니 말도 안 되죠.", "앨 고어가 그렇죠. 늘 과장하잖아요. 기후 변화에 관한 주장은 터무니없고 과학적인 근거도 없어요."

11년 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린 고어의 주장이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됐을까.

<불편한 진실>의 속편 <불편한 진실2> 서막에서 고어는 이렇게 말한다. "10년 전 불편한 진실이 나온 뒤로 기후 변화 관련 기상 이변이 심각해졌고 전 계속해서 세계에 심각성을 알렸죠."

고어는 2006년 국제 환경단체인 '기후 프로젝트(The Climate Reality Project)'를 설립해 기후위기를 알리고 기후변화 리더십 훈련을 진행했다. 영화는 고어가 미국, 중국, 필리핀 등지에서 한 기후변화 리더십 훈련 강의를 담는다.

"1951년부터 1980년까지 평균 기온을 도식화한 겁니다.(중략) 극심히 더운 날이 계속 늘어나 시원한 날을 추월했습니다. 극심히 더운 날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죠.",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민주주의 위기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 정치는 돈에 좌지우지되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겁니다. 자금력이 강한 사람이 결정을 내리니까요.(중략) 기후변화 문제는 언론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해요."

▲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2>에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기후 변화로 점점 녹아가는 빙하를 직접 보고 있다. /스틸컷
▲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2>에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기후 변화로 점점 녹아가는 빙하를 직접 보고 있다. /스틸컷

고어는 가장 큰 문제는 화석과 석유, 가스를 태울 때 탄소라고 주장한다. 탄소가 열에너지를 생성해 기온을 상승시키고, 해양 폭풍이 온도가 높은 바다를 지날 때 폭풍을 더 강하고 파괴적으로 만든다.

"10년 전 영화 <불편한 진실>이 나왔을 때 가장 비판받은 장면이 있습니다. 가상 영상이었는데 해수면 상승과 폭풍 해일이 발생하면 바닷물이 미국 국립 911추모공원까지 들어온단 걸 보여줬습니다.(중략)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됐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는 뉴욕에 큰 홍수를 일으켰고 2013년 태풍 하이옌은 필리핀을 강타했다. 2015년 5월과 2016년 5월 사이 미국 휴스턴에는 500번에 한 번 일어날 홍수가 두 번, 1000년에 한 번 일어날 폭우가 한 번 일어났다. 2015년 스페인, 칠레, 2016년 미국 루이지애나도 예외는 없었다.

고어는 말한다. "다음 세대는 이런 세상을 살아갈 겁니다. 홍수와 폭풍과 가뭄이 계속되고 해수면이 높아져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을 피해 수백만 명이 이동하니 전 세계가 불안정해지겠죠. 후손들은 과거의 우리를 돌아보며 이렇게 물을 겁니다. '대체 생각이란 걸 했습니까?', '과학자들의 말을 못 들었나요?', '자연의 비명을 못 들었습니까?'"

영화 후반부 고어는 2015년 세계 195개국이 프랑스에 모여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이끄는 데 일조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수상이 "인도는 전통 에너지 즉 화석연료를 쓸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라 간 기후변화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 책임을 누가 질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질 때 고어가 인도 수상의 마음을 돌리도록 묘를 발휘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생태 문제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각국, 정치권, 언론, 시민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영화 속 인상적인 대사를 공유한다.

"기후 변화의 가장 큰 피해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입는다."(프란치스코 교황)

"인도는 저렴한 화석 에너지를 쓸 겁니다. 미국이 지난 150년간 그랬듯이요. (중략) 150년간 미국이 한 만큼 탄소를 배출하겠다는 겁니다."(피유시 고얄 인도 에너지부 장관)

"인류의 미래를 구하는 건 옳은 일입니다. 지구 오염과 기후 파괴는 잘못된 일입니다. 미래 세대에 희망을 주는 건 옳은 일입니다."(앨 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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