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새벽 기차역에 들러 아무 표나 사서는,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행에 옮긴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면 익숙한 공간을 찾아 마음을 다스리거나, 생각을 정리하곤 했습니다. 집 뒤에 자리한 천주산이라든가, 낙동강 언저리 어디라든가, 애정하는 남쪽 바다라든가 말이죠. 때로는 익숙한 동네에 생경한 골목을 탐험하기도 했습니다. 걷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 정경을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의 출몰로 집과 직장만이 오롯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방에 틀어박혀 그리운 곳을 떠올리기만 한 것이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기획했습니다. 경남의 소중한 공간, 그곳의 빛·색감·진동·소리를 영상에 담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요즘 말로는 ASMR이죠. 풀어쓰면 자율감각 쾌락반응.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 콘텐츠입니다. 이름은 '경남, 소리풍경'으로 지었습니다. 쉬었다 가시라고 쉼표도 넣었습니다. 소리풍경을 줄이면 '경남, 소풍'도 됩니다.

첫 번째 공간은 '창원 가포수변공원'입니다. 10분만 잠시 하던 일을 멈춰주세요.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조용히 감상해주세요. 이어폰 사용을 적극 추천합니다.

좋은 공간이 있다면 추천도 받습니다. 조용히 들러서 영상에 담아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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