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관객수 전년비 71%↓
가정용 빔 프로젝터 매출 상승
CGV 매점 간식 배달앱 입점

"팝콘만 있으면 정말 영화관 부럽지 않아요."

진주시 호탄동에 거주하는 한창희(29) 씨의 침실은 작은 영화관이다. 자칭 영화광인 그는 코로나19 상황 속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는 일을 꺼리게 되면서 집에 작은 영화관을 차렸다. 지난해 말 빔 프로젝터 구매를 시작으로 외부의 빛을 차단할 암막 커튼, 영화관의 반쯤 누울 수 있는 의자 역할을 대신할 푹신한 침대까지 갖췄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영화관도 가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활성화하면서 자연스레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기존 통신과 방송사가 아닌 새로운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소비도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작년 말 기준 가입자 수가 2억 370만 명으로 4분기 중에만 850만 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1억 명을 달성한 지 3년여 만에 2배로 증가한 것이다.

반면 영화관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2020년 1~11월 전체 누적 관객 수는 3985만 명으로 전년 동기(1억 384만 명)보다 71.6% 감소, 누적 매출액은 3453억 원으로 전년 동기(8729억 원)보다 71.2% 감소했다.

무선 헤드폰, 빔 프로젝터, 스크린, 사운드바 등 홈시네마 관련 가전 매출도 지난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도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화, 가성비 제품 출시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방 가전이 업계 매출을 선도하고 있지만 홈시네마 관련 매출도 상승세"라며 "지금까지는 중·대형 홈시네마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1인 가구 증가에 걸맞은 가성비 제품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홈시네마가 인기를 얻자 영화관은 가정까지 팝콘 배달에 나섰다.

롯데시네마는 배달앱 쿠팡이츠와 함께 팝콘 배달 서비스를 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 2곳의 영화관 매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배달하며 배달 가능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GV는 2017년부터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배달을 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후 배달 서비스를 대폭 늘려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에서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경남권에도 2~4월 중 배달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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