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는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로 동지를 지나면서 서서히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로 보통 12월 22일과 23일에 동지가 된다. 다른 절기는 음력으로 정해지는데 동지와 춘분은 양력으로 정해진다.

옛날에는 동지를 기준으로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여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부활의 의미로 동지가 지나면 새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농경시대에는 태양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므로 태양이 다시 길어지는 동지가 모든 일의 중심이라 생각했다.

동지의 세시풍습으로 집마다 새알이 들어간 팥죽을 끓여서 나이 숫자대로 새알을 먹고 팥죽을 벽과 문에 뿌렸다. 팥은 붉은색으로 불과 태양 즉 밝음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불을 밝히면 어둠은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이치를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집안의 나쁜 기운들과 삿된 것들이 있을 만한 벽과 기둥에 팥을 뿌렸다. 특히 문에는 왕자 글자를 쓰고 뿌렸는데 모든 것은 문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입춘 때 대문에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붙이는 이유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새알을 먹는 풍습은 새로운 알이라는 의미로 새로운 밝은 해 즉 태양같이 밝은 알을 나이 숫자대로 먹으면서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생명은 알에서 시작된다. 생명이 태어나는 방법에는 태생과 난생이 있다. 우리 인간은 태생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활하면서 특별한 일을 당하거나 봤을 때 하는 말이 "난생처음 본다"라고 한다. 이 말의 의미는 어머니의 난자에서 생명이 시작됨을 나타낸다. 이름을 한자로 성명(姓名)이라고 하는데 한자에 여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이것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겠다.

동지가 되면 집마다 복조리를 부엌에 걸어 두었다. 복조리의 의미는 나락을 논에서 수확하여 마당에서 말리는 과정에서 돌이나 다른 이물질이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이물질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조리가 했는데, 복조리로 삿된 것들은 걸러내고 복만 집안에 남아 있으라는 의미이다. 또 동지가 되면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달력을 황제, 임금, 윗사람들이 나누어 주었다. 조선 시대에는 황제국인 중국에 사신을 보내서 달력을 받아왔다. 우리가 달력을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라, 제후국은 달력을 만들 수가 없었다. 달력의 표지 색에 따라 황장력, 청장력, 백장력으로 나누었다. 시간과 달력은 최고권력의 상징으로 생각하여 지금도 중국은 땅이 넓지만, 불편을 감수하고 같은 시간을 쓰고 있다.

동지는 원래 우리 전통풍습이었는데 지금은 절에서 팥죽 먹는 행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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