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강의·실습 비대면 행사
기업대표·역사강사 특강 인기
사람책도서관 통해 직업 체험
"동료 교사에 다시보기 추천도"

코로나19로 올해 처음으로 비대면 행사로 마련한 '2020 경남진로체험한마당'이 18일 막을 내린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꿈에 로그인(LOG-IN)하다!'라는 주제로 특강·공연·사람책도서관·진로상담 등이, 14일부터 18일까지는 '찾아가는 진로 체험교실'이 진행됐다. 기존 진로체험 행사는 학생들이 특정한 공간에 모여서 직접 체험하는 활동이었지만, 코로나19는 진로체험 활동 모습도 바꿔 놓았다.

학생들이 직접 체험 공간을 찾지 않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진로와 관련한 강의를 듣고, 진로상담 교사 얼굴을 화면으로 마주한 채 상담을 했다. 집에서, 학교에서 가능한 시간대에 원하는 강의와 상담을 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 지난 9일부터 '꿈에 로그인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경남진로체험한마당이 18일 막을 내린다.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김구연 기자 sajin@
▲ 지난 9일부터 '꿈에 로그인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경남진로체험한마당이 18일 막을 내린다.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김구연 기자 sajin@

"지금 여러분이 얘기하는 꿈은 대부분 직업입니다. 그건 '명사형 꿈'입니다. 그게 목표가 되면 안 됩니다. 여러분의 꿈은 직업을 통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동사에 방점이 찍혀야 합니다. 실천이 나오는 '동사형 꿈'이 여러분의 꿈이어야 합니다. '동사형 꿈'에 로그인해주세요."

지난 11일 오후 1시부터 1시 50분까지 창원시 의창구 경남테크노파크 1층 대강당에서 최태성 역사 강사가 열강을 펼쳤다. 이날 특강에 나선 최 강사는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가 조국 광복의 꿈을 꾸며 이를 실천하고자 했고, 광복 이후에는 인재 양성을 위해 헌신한 사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강은 온라인 생방송으로 실시간 중계됐고, 강의를 듣고자 한 학생·교사·학부모 등은 경남진로체험한마당 홈페이지(http://www.gnjinro.com)나 경남도민일보 유튜브에 접속했다. 온라인 참여자들은 실시간으로 댓글을 남기며 강의를 함께했다.

▲ 김다윤 양산여중 학생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학생·교사·학부모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
▲ 김다윤 양산여중 학생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학생·교사·학부모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

◇학교에서 다 같이 온라인 참여

학교마다 진로탐색 활동 시간에 한 학년 전체 학생이 시간에 맞춰 해당 강의를 듣기도 했다. 창원 감계중학교는 1학년 학생 200여 명이 진로탐색 활동 시간에 최태성 역사강사의 특강을 들었다.

김소영 감계중 교무부장은 "1학년 9개 반 중 일부를 제외한 반 대부분이 '2020 경남진로체험한마당' 홈페이지나 유튜브에 접속해 학생들에게 TV를 틀어줬다"며 "강의 내용이 이해가 잘됐고, 유일한 박사 이야기는 학생들한테 귀감이 됐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다수 교사들이 '다시 보기'로 강의를 꼭 다시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다른 학년도 진로 시간에 온라인 강의를 들려주고 싶다는 교사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진서영 감계중 1학년 학생은 "최태성 강사 강의에서 동사형 꿈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 창원 구암중 학생들이 찾아가는 진로체험 시간에 자율 주행 실습을 하는 장면./구암중
▲ 창원 구암중 학생들이 찾아가는 진로체험 시간에 자율 주행 실습을 하는 장면./구암중

◇온라인서 만난 웹툰 작가·마술사

3일간 진행된 진로체험한마당 특강(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박진영 게임 해설가, 최태성 역사강사)뿐만 아니라 웹툰 작가·마술사·래퍼·방송인·바리스타 등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들려준 '사람책 도서관'도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다.

김하빈 함양 마천중학교 3학년 학생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사람책 도서관' 지성웅 웹툰 작가의 생방송 강연을 들었는데 작가가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자 겪은 기다림과 노력에 관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준비한다면 조금 더 꿈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책 도서관' 강연 중 남재현 마술사와 임현정 아나운서 등의 강의는 특히 학생들 호응도가 높았다.

남재현 마술사는 지난 10일 강연 현장에서 상자 마술을 선보이며 눈길을 모았다. 남 마술사는 "마술을 햇수로 18년째 하며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며 "떨어진 카드를 수천만 장 주워가며 마술을 익혀야 한다. 화려한 무대만큼 준비할 게 엄청나게 많은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 창원 감계중 학생들이 온라인 특강을 듣는 모습. /감계중
▲ 창원 감계중 학생들이 온라인 특강을 듣는 모습. /감계중

◇강연, 다시 보기로 계속

행사 기간 중 열린 생방송 공연·행사는 끝났지만,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계속 체험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태용희 김해대동중학교 교사는 "개막식에 전교생 55명 중 10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며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특강을 들었는데 무척 좋아서 학생들에게 진로체험한마당의 좋은 특강·강연 영상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태 교사는 "진로체험한마당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여서 학생들이 특정 장소에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윤준필 김해대동중학교 3학년 학생은 "온라인 개막식 참여로 진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 진로체험한마당에 참여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선보였던 김다윤 양산여중 3학년 학생은 "온라인 전시관을 살펴보고 진로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신기하게 다가왔다"며 "코로나19 탓에 온라인 접근이 점점 많아졌는데, 코로나19가 완화되더라도 온라인 행사 방식을 가미하는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경남TP에서 최태성 역사강사가 비대면 강연을 하는 장면. /김구연 기자 sajin@
▲ 경남TP에서 최태성 역사강사가 비대면 강연을 하는 장면. /김구연 기자 sajin@

◇찾아가는 진로체험 교실

진로체험한마당 행사 중 유일하게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체험을 신청한 중학교에 전문 강사가 가서 학생을 대상으로 교구를 이용해 드론·로봇 만들기·자율주행 등을 수업했다. 통영·거창·창원·밀양·김해 등 도내 6개 학교에서 진행했다.

장미경 창원 구암중학교 진로 담당 교사는 "15일에서 17일까지 1학년 3개 반이 자율주행 수업을 신청해서 들었다"며 "학생들이 코딩 설명을 듣고 직접 키트를 조립해서 실행해봤는데 무척 흥미로워했다"고 전했다.

장 교사는 "진로체험교실은 학생들의 몰입도가 매우 높은 수업이었다"며 "다음에도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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