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 종이신문을 펼쳐 숫자를 하나 골라, 너비와 높이 모두 900픽셀인 빈 이미지 가운데 넣고 간단한 설명을 더해 공유하는 작업. 밥을 먹듯 제가 매일 반복하는 일입니다.

저는 왜 매일, 출근 후 가장 먼저 숫자를 고를까요.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로 자리를 옮겨 처음 내놓은 '오늘 숫자는' 기획이 200회를 맞았습니다.

'오늘 숫자는' 기획 의도와 의미를 스스로 묻고 답해봤습니다. 네, 아무도 묻지 않아 스스로 물었습니다.

200개 '오늘 숫자는' 이미지를 한데 모았다./최환석 기자
200개 '오늘 숫자는' 이미지를 한데 모았다./최환석 기자

'오늘 숫자는' 기획을 소개해줄래?

"기사 행간에 숨은 의미를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잘 전달하고 싶었어. 매일 기사를 읽고 싶지만 여건상 모두 챙겨보기 어려운 수용자를 대상으로 고안했지. 이 이야기는 예전에 취재노트(클릭)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어."

왜 하필 숫자를 선택한 거야?

"요즘 정리된 이슈나 생각할 거리를 전자우편으로 보내주는 구독 서비스가 인기야. 우리도 그런 걸 해보면 좋겠는데,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 것 같았어. 다른 여러 업무를 병행하면서도 매일 만들 방법, 많은 품이 들지 않는 방법을 고민했지. 우선, 직접 취재하는 방식보다 동료 기자들이 쓴 기사를 가공하는 방식을 택했어. 다음은 기사에서 특징적인 요소를 찾아 드러내는 건데, 기사 속 숫자를 전면에 내세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숫자는 선명하니까 기억하기 쉽잖아. 기사 속 숫자로 행간에 숨은 의미를 설명하는 콘텐츠. 바로 이거다 싶었지."

숫자를 고르는 기준은 뭐야?

"되도록 구체적인 숫자를 고르려고 해. '전혀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에서 숫자 '0'을 고른다면 선명하기는 해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는 않잖아.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하는 데 그칠 뿐이지. 그래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숫자를 고르는 것이 기준이야."

기억에 남는 숫자가 있어?

"2020년 4월 16일 고른 '6'이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의미하는 숫자였어. 노란 리본을 숫자 '6' 모양으로 디자인했고, 숫자를 설명하는 말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만 적었어. 많은 이가 반응을 보였지. 감정적인 접근은 배제하고, 참사를 제대로 규명하자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은 숫자를 골랐어야 했다는 후회도 남아."

앞으로도 매일 만날 수 있을까?

"경남도민일보 누리집에 로그인을 하면 내 기사가 몇 번 읽혔는지 확인할 수 있어. 못해도 100번 이상은 읽히더라고. 단 1명이라도 '오늘 숫자는'을 꾸준히 읽어준다면 멈추지 않고 계속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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