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석탄 관련 신규 투자와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로 선언했다. 27일 이사회를 열어 전사적으로 '탈석탄' 경영방침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은 완공 및 계약 종료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할 방침이라 한다. 건설 부문은 앞으로 석탄화력발전 관련 사업에 투자하거나 시공하는 등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물산이 이렇게 '탈석탄' 방침을 세운 이유는 회사의 친환경 경영방침에 부합하고 기후변화 등 글로벌 환경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한 발짝 앞선 행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삼성물산은 주력 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및 저장 시설과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 구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시공 중인 강릉 안인화력발전소와 최근 수주한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선 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해 시공을 계속할 모양이다. 상사 부문도 기존 계약된 석탄 트레이딩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계약이 종료되면 차례로 철수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기존에 투자하기로 한 사업을 유지한다면 진정성 있는 선언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또한 탈석탄 선언이 삼성그룹의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삼성 금융계열사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이번 탈석탄 선언은 국내 비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친환경 글로벌 경영을 선도하는 의미가 크다 하겠다. 기후변화 등 글로벌 경영을 앞서 실천하는 삼성물산의 이미지 쇄신 효과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평가할 때 재무 상태와 함께 'ESG'(친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추세다. 삼성물산의 탈석탄 선언은 이러한 투자자의 흐름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외 기관투자가 등 다양한 투자자에게 확고한 친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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