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다양성 학교' 정책의 결실
후속지침 마련·지원센터 설립 서두르길

지난 26일 민간위탁 공립 대안학교인 김해 금곡무지개고등학교가 개교식을 열었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2016년 6월 교육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이제야 문을 열었기에 감회가 깊다. 민간 수탁자인 '김해대안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용관) 조합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또한 대안학교 개교 첫해에 겪게 되는 많은 불안과 갈등들을 잘 견뎌내고 있는 조생연 교장을 비롯한 전체 교직원들의 수고에도 큰 박수를 보낸다.

경남의 또 하나 민간위탁 공립 대안학교인 남해보물섬고등학교도 내년 3월 개교한다. 남해보물섬고 수탁자는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인 상주중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상주학원(이사장 강창수)이다. 당연히 남해보물섬고가 지향하는 교육철학과 가치는 상주중학교와 같은 맥락에서 출발한다.

민간위탁 공립 대안학교는 학교의 시설과 재정은 국가가 다 지원해주고 '민간 대안교육 전문가'에게 학교경영을 맡기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2016년 전국 17개 시도 5개 권역에 5개 학교를 선정하여 각각 40억 원씩 설립 자금을 지원하고 시도교육청에서 대응 투자하여 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이었다.

1차 공모에서 4개 학교(강원 노천초, 대구 해올중·고, 전남 송강고, 경남 금곡무지개고)가 선정되고, 2차 추가 공모에서 남해보물섬고가 선정되어 경남은 2개교가 되었다. 이런 성과는 경남교육청 박종훈 교육감의 의지로 추진되는 '다양성 학교' 정책 결과다.

전국 5개 민간위탁 공립 대안학교의 개교 상황을 살펴보자. 대구 한올중·고등학교는 벌써 갖추고 있던 시설을 이용하여 2018년에 무난히 개교했다. 강원도 노천초등학교는 많은 예산으로 공간혁신 미래형 학교를 짓고 2019년에 개교했다.

그런데 경남의 두 곳은 교육감의 의지와는 달리 마을 주민들 민원에 시달리거나 도의회 심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전남 송강고도 처음 곡성에서 시작하다가 민원이 발생하여 담양으로 장소를 옮겼고, 역시 경남처럼 도의회의 심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다가 뒤늦게 통과되어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어쨌든 내년 3월 전국의 민간위탁 공립 대안학교 5개교가 모두 출범한다. 그런데 2016년 교육부에서 이 사업을 처음 기획하고 공모사업을 펼치면서 구체적인 시행지침이나 후속 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다 보니, 실제는 '민간위탁'이란 말의 의미가 실종된 상태다.

어떤 정책의 법적 근거나 규정이 불합리하고 모순되면 그것을 신속하게 수정하고 바로잡는 일이 소위 전문직(장학사, 장학관)이나 일반 교육행정 공무원들이 해야 할 책무 아니던가. 이제부터라도 '민간위탁'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후속 조치를 정비하고 바로잡길 기대한다.

나아가 공립 대안학교에 모실 수 있는 우수한 교사들을 미리 찾고 길러내기 위해서 하루빨리 '경남대안교육지원센터' 설립을 기대한다. 경남은 공립 대안학교가 8개교(창원 예술학교와 자유학교 포함 10개교)나 된다. 그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대안학교에 근무하려는 교사 양성체제는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시도교육청의 우수 사례를 본받고 배우길 바란다. 그리하여 전국 5개 민간위탁 공립 대안학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대안학교들이 연대하여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면서 성공적으로 항해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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