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접촉 넓히는 노력
성향·체력 종합적 파악 주효
"문경찬·박정수 영입 승부처"

NC는 2019년 5위를 차지하며 가을 야구에 복귀한 데 이어 2020년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을 이끈 이동욱 감독은 "선수들하고 접촉면을 넓힌 게 성향이나 체력적인 부분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알 수 있어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지난해 가을 마무리 캠프 때 (선수들을) 보면서 '어떻게 써야겠다'고 코치들하고 이야기했던 부분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2018년 창단 첫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NC는 시즌 종료와 함께 수비 코치로 동행해왔던 이동욱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선진 야구 경향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이 감독은 취임 직후 '하나 된 팀'을 앞세워 강팀 재건에 박차를 가했다.

올 시즌 기억에 남는 '승부처'가 있다. 이 감독은 8월 12일 KIA와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영입한 시점을 꼽았다. 5월 13일 1위에 자리한 후 줄곧 선두를 유지해온 NC였지만 8월 들어 불펜진 불안이 터져버린 때였다. 문경찬과 박정수가 투입되면서 무게가 실렸다.

이 시기 임창민과 김진성이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며 부활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불펜진을 운용하는 데 여유가 생겼다.

선발진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송명기와 김영규의 재발견이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의 부상, 이재학의 부진으로 인한 빈자리를 이들이 문제없이 메웠다. 이는 후반기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 NC 이동욱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 후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NC 이동욱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 후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이 감독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최우수선수는 주장 양의지다. 이 감독은 양의지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주장(양의지)이 제일 고맙다. 개인 성적을 떠나서 주장도 고생 많이 했을 거다. 선수들 좋을 때 안 좋을 때 이끌어가야 하고, 속상한 일도 많을 거고…. 의지도 주장을 처음 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깨쳐가지 않겠나."

실제 올 시즌 145안타(31홈런) 117타점 81득점 타율 0.326을 기록한 양의지는 개인 최다 홈런, 최다 타점을 기록하며 NC 공격을 이끌었다. KBO리그 포수 첫 30홈런-100타점 대기록도 세웠다.

이 감독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롯데에서 뛰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30살 이른 나이에 코치로 전향했다. "코치 생활을 빨리 시작했는데 많이 도움됐다. 어린 나이에 의욕도 많았지만 모르는 것도 많았다.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같이하면서 '내가 다 맞다'는 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열면서부터 코치로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 감독으로서도 제가 다 맞다는 생각은 안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부분이 맞다고 생각하면 수긍해야 한다."

2011년 창단이 확정된 NC는 김경문 감독을 선임하는 등 프로구단 면모를 갖춰나갔다. 이 감독은 당시 수비 코치로 동행했다. "여러 좋은 코치님들, 여러 좋은 선배님들 만나서 배웠다. NC 오면서 김경문 감독님과 같이 가면서 많이 배웠다. 전임 감독님이 만들어놓은 유산이 지금 NC에서 쓸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시리즈가 남았다. 이 감독이 마냥 우승 기분을 만끽하기 어려운 이유다.

"투수들은 컨디션 유지, 타자들은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시리즈 열릴 때까지) 기간이 길다 보니까 연습경기로 4∼5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구창모는 팔 상태를 확인해보고 개수가 안 되더라도 정규 시즌 남은 경기 중 1경기에서 선발로 던지고 시즌을 종료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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