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정치인, 루마니아와 통일 앞장
11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제11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몰도바공화국의 시인이자 정치인 니콜라에 다비자(Nicolae Dabija·72)가 선정됐다.

김달진문학관이 주관하는 이 상은 한국 문학 세계화와 세계 문학 교류를 위해 지난 2010년 창원시 통합에 맞춰 제정했다. KC는 김달진과 창원 영문 첫 글자를 합친 것이다. 중국, 프랑스, 스웨덴, 미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매년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이 선정된다. 주로 인본주의(휴머니즘) 정신을 실천한 작가들이 많은데, 수상자 중에는 실제 해당 국가 반체제인사로 인권 운동에 앞장선 이도 있다.

올해 수상자 니콜라에 다비자 시인은 문학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밝히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심사평에 나온 설명을 보자.

"1980년대 후반 몰도바공화국 작가연합이 출간하는 <문학과 예술> 편집장으로 문학이 현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후 몰도바 국회의원으로, 비정부 문화 및 법률 조직인 루마니아 민주주의 포럼 의장으로 활동하였으며, 2016년부터 루마니아 통일을 주장하는 비정연합 운동의 의장을 맡고 있다."

▲ 제11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니콜라에 다비자. /김달진문학관
▲ 제11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니콜라에 다비자. /김달진문학관

몰도바공화국(Republic of Moldova)은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인구 400만의 작은 나라다. 몰도바 고유어가 있지만 공용어는 루마니아어를 쓴다. 실제 몰도바인과 루마니아인은 한 민족이라 할 수 있는데, 몰도바가 소련에 합병당하고, 다시 소련이 붕괴하면서 독립하기까지 기간이 길기에 루마니아로부터 별도로 독립을 했다. 내부적으로 루마니아와 합병 논쟁이 많이 벌어지는데, 니콜라에 다비자는 친루마니아 성향의 정치인이다. 우리로 치면 끊임없이 남북 통일을 외치는 민족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2019년 9월 제1회 수원 화성 KS(Korea Suwon) 세계 시낭송 축제에 초대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같은 달 창원시 진해구 소사동 김달진 생가에서 열린 제24회 김달진문학제에도 참석해 직접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그가 수상소감과 함께 김달진문학관 쪽에 보낸 글을 보면 그가 당시 한국 문학과 역사에서 얼마나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잘 드러난다.

"한국은 어마어마한 나라입니다. 별도의 행성 같습니다. 하나의 우주입니다. 2019년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접하게 되고, 많은 사람과 문학을 만나면서 저는 한국이 또 하나의 행성, 또 하나의 우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세계시낭송축제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100여 년 전 한국은 어땠을까 상상하니 괜히 제 가슴이 뛰기도 했습니다."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창원시 지원으로 5000달러를 상금으로 준다.

한편, 제11회 창원KC국제문학상 시상식을 겸한 제25회 김달진문학제가 다음 달 19일 오후 3시 김달진 생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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