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공무원 2명 금품 문제로 중징계
허성곤 시장 시정 방식 되살피는 기회로

'운심부지처(雲深不知處)'. 구름이 너무 짙어 있는 곳을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스승을 찾는 손님에게 동자가 '스승은 깊은 산속에 들어가 구름이 하도 깊어 어디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현 김해시정이 '운심부지처'와 흡사한 형국이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공직자 금품 관련 비리가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지듯 잊을 만하면 불거지고 있다.

올 들어 김해시에서는 금품 관련 문제로 직원 2명이 직위 해제됐다. 공직자로서 해당 직원 개인의 비뚤어진 처세가 한 원인이다.

하지만 범위를 넓히면 상사의 관리 감독 부실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으로 허성곤 시장의 '만기친람(萬機親覽)'식 시정 스타일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허 시장은 행정 달인답게 업무를 처리함에 본인이 모든 업무를 살피고 처리하는 '만기친람' 형이다. 그의 이런 형태에는 일견 이해는 간다. 그는 시장이 되기 전 38년간의 공직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웬만한 업무는 꿰뚫고 있다.

이런 풍부한 행정경험은 시정의 업무 착오를 줄이는 순기능으로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역기능도 발생한다. 공직자들이 일에 매진하기보다는 오히려 '전지전능(?)'한 시장에게 의존하려는 행정 스타일을 부르고 있다.

그런데 허 시장의 '만기친람' 식 시정도 결국 공직 내부 깊숙한 곳까지는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 일부 썩은 생선(공직자)이 어느 구름(조직) 속에 숨어 또다시 비리를 저지를지 모를 일이다. 썩은 생선은 볏논에서 피를 뽑듯 솎아내야 한다. 이는 대다수 묵묵히 일하는 공조직 전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김해는 56만 명 대도시답게 공조직의 덩치가 커졌다. 허 시장은 지금까지 일 중심의 시정에 몰입했다면, 앞으로는 공조직 내부의 비리 행위를 미리 막아내는 데 눈을 돌려야 하다. 그게 청렴도를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올 한 해도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저울은 바늘이 제자리(제로)에 있을 때 물건의 중량을 정확하게 계측할 수 있다. 공직자가 공직의 저울자리를 이탈하면 품위와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공직자 스스로 공직비리 근절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리 공직자를 핀셋으로 찍어내는 '공직 내시경'을 도입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나 이후 금리 1% 시대가 도래할 날도 머지않았다. 공직자가 퇴직 후 월평균 200만∼250만 원 이상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이는 은행에 대략 20억∼25억 원 이상의 현금을 저축해야 받는 돈이다. 작은 데 눈이 멀어 수십억 원의 보장된 돈을 날리는 '소탐대실'형 어리석은 공직자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

일부 부패한 생선들로 허 시장표 '깨끗한 시정'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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