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대하지 않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뜻밖의 성과에 더 감동한다. 김해고 야구부가 전통의 황금사자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고교야구는 한때 국민적 인기를 얻었고 야구에 관심 있는 이라면 대개 전통의 야구 명문고들을 꿰고 있다. 하지만 경남이라는 한 고장에 사는 사람들이라 해도 김해고 야구부는 생소한 편이다. 그야말로 무명의 학교가 우승을 했다. 경남 학원 스포츠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김해고 야구부가 황금사자기대회에 출전했을 때 우승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들은 땀 흘려 우승을 향해 전력을 기울였겠지만 우승이 원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수년 동안 도내 고교 야구팀들은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멈추어야 했다. 이번이 8번째 도전이었다. 그만큼 전국대회 우승은 어려운 것이다. 이번 쾌거는 분명 김해고 선수들이 땀 흘린 대가며 그들은 노력한 만큼 축하를 받아 마땅하다. 김해고가 우승까지 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김해고에는 주목받는 전국구 유망주도 없었다. 쉽게 이긴 경기도 거의 없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쳤기에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김해고 우승은 풀뿌리 야구 육성의 결과라는 점이다. 황금사자기를 비롯한 전국대회에서 도내 고교팀이 성과를 낸 것은 공교롭게도 NC 창단 이후다. NC 구단은 경남지역 유소년 야구 육성을 위해 해마다 3억 원을 지원했다. 지역 연고 프로구단으로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멀리 보고 뿌리부터 챙기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경남은 상대적으로 야구팀 숫자도 적고, 인재도 부족했다. 창단팀 혜택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좋은 선수를 수급하기 위해 선택한 방향이 아마 야구에 투자하는 것이었고 그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도민들은 NC 구단의 성적이 타 구단을 압도하고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신바람 날 것이다. 김해고 우승에서 보듯 유소년 야구에 대한 관심도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 거듭 김해고의 우승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낭보가 이어져 기쁨을 도민들과 나누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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