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는 것만으로 기쁘고 행복해"
고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워
국제실용댄스경연·전국무용경연 등
각종 대회서 잇따라 수상하며 주목

음악이 나오기 전 몸을 잠깐 풀던 전지원(18) 씨는 음악이 시작되자 눈빛이 달라졌다. 유연하게 몸을 흔들었다가, 힘 있는 손동작을 하며 절도 있는 춤도 선보였다. 긴 머리카락이 동작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도 춤 속에 녹아들었다. 2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춤추는 공간을 활용하면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7일 통영 무전동 제이킹덤(J-kingdom) 댄스 학원에서 전 씨를 만났다. 올해 2월 통영 동원고를 졸업한 그는 세종대 미래교육원 무용학전공 실용무용과정에 진학했다. 코로나19 탓에 대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집이 있는 통영에서 지낸다고 했다.

▲ 인터뷰하고 있는 전지원 학생.  /김구연 기자
▲ 인터뷰하고 있는 전지원 학생. /김구연 기자

어렸을 적 서울에서 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통영에서 살았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춤을 배웠다고 했다. 춤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곳이 바로 제이킹덤 학원이다. 그런 까닭에 가장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이곳을 택했다.

언제부터 춤을 췄을까. "서울에서 어렸을 때 밸리댄스를 배웠어요. 당시에 재밌게 췄어요. 그 이후에는 특별히 춤을 배우거나 하진 않았는데요. 고등학교 축제 때 친구들과 단체 춤을 기획하면서 춤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축제 때 안무를 짜서 무대에 올리는 연습을 하면서 이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엑소(EXO) '으르렁' 곡에 맞춰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적으로 춤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을 찾아서 오랜 시간 춤을 배웠다.

▲ 전지원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무용학전공 실용무용과정 학생이 27일 통영 무전동 제이킹덤(J-kingdom) 댄스 학원에서 연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전지원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무용학전공 실용무용과정 학생이 27일 통영 무전동 제이킹덤(J-kingdom) 댄스 학원에서 연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이진영 제이킹덤 댄스 학원 원장은 "보통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은 중학교 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이는 고2 때부터 와서 늦게 시작했지만, 열정이 남달랐다. 보는 사람이 몸이 축날까 봐 걱정할 정도로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꼽는 전 씨의 가장 큰 장점은 표현력이다. 춤의 주제에 맞게 포인트를 정확하게 이해해서 감동을 주는 춤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그냥 춤이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 실어서 무대를 장악하고, 온 힘을 다 쏟아서 무대에서 펼쳐 보인다고 했다. 주변에서 전 씨의 춤을 본 이들은 '에너지가 남다르다'고 칭찬한다고 했다.

동원고 3학년 담임을 맡았던 김정훈 교사도 "지원 학생의 초청 공연을 본 적 있다. 마치 '신 내린 듯한 몸짓'이었다. 무섭게 몰입하는 표정과 움직임을 보고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했다.

▲ 전지원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무용학전공 실용무용과정 학생이 27일 통영 무전동 제이킹덤(J-kingdom) 댄스 학원에서 연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전지원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무용학전공 실용무용과정 학생이 27일 통영 무전동 제이킹덤(J-kingdom) 댄스 학원에서 연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각종 경연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명지대 총장배 국제실용댄스경연대회에서 스트리트댄스 부문 단체 최우수상, 조선대 제43회 전국무용경연대회 고등부 솔로 실용무용 스트리트댄스 부문 금상, 제23회 공주대 무용페스티벌 고등부 단체 사회무용창작 부문 금상 등을 잇따라 수상하기도 했다.

왜 춤을 선택했는지 묻자,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전 씨는 "춤을 추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했다. 본격적으로 춤을 배웠을 때는 춤으로도 재능 기부를 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관객들이 호응도 많이 해주고 응원해 줄 때 '춤을 추는 이유가 여기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춤 재능 기부는 지역에서 그동안 계속 해왔다. 통영 한산대첩축제, 프리마켓, 강구안 버스킹 등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춤을 췄다.

지금까지 가장 만족스러웠던 공연도 지역 행사에 초청됐을 때다. 그는 "작년 8월쯤 통영에서 동창회 초청 공연을 했었다. 야외 공연인데 비가 내렸다. 운동장에서 비를 맞으면서 춤을 추는데 우리 팀이 넘어지면서 공연을 했다. 그런데 관객이 잘한다고 응원해줬고, 공연을 잘 마쳤다. 그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언니, 동생들과 함께 안무 연습을 하면서 서로 춤을 가르쳐주는 부분도 큰 힘이 됐다.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등의 순수 무용이 아닌 실용무용을 선택한 그는 힙합, 어반 등의 춤을 다양하게 추고 있다고 했다.

▲ 전지원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무용학전공 실용무용과정 학생이 27일 통영 무전동 제이킹덤(J-kingdom) 댄스 학원에서 연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전지원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무용학전공 실용무용과정 학생이 27일 통영 무전동 제이킹덤(J-kingdom) 댄스 학원에서 연습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그는 "힙합에서 여성성을 강조하는 춤을 '걸스 힙합'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걸스 힙합'에 관심이 많아서 안무를 창작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춤을 가르치는 안무가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전 씨가 가장 존경하는 이도 자신에게 춤을 가르쳐준 이진영 원장이다.

전 씨는 "춤은 어려운 게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다. 춤도 하나의 감정 표현이다.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교 때는 아파트 9층에 살았는데 춤을 많이 추니까 층간 소음 때문에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웃 분들이 우리 집에 아이가 사느냐고 전화하기도 했다. (웃음) 이제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면서 더 다양한 춤을 배우고 공연을 해서 더 실력을 기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지난 4월 23일 자 청소년 드림스타 '김해 분성중 복서 서민제, 그 후' 편 서민제 경남체고 2학년 학생에게 일반 후원금 289만 7033원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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