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신문사·방송사 협업, 경남 지역 총선 이슈 전해
다양한 코너 구성 좋지만, 시간 배분 등 보완할 점도

지역 일꾼을 뽑는 제21대 총선까지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코로나19'라는 블랙홀 앞에 총선 이슈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대로라면 역대급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할 판이다. 혼란 속에서 유권자들이 선거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 '경남도민일보'와 'MBC경남'이 손을 잡았다.

지난달 27일 오후 10시 5분 <시사라이브 불독(이하 불독)>이 첫선을 보였다. 경남도민일보와 MBC경남 협업 프로젝트 <불독>은 다음 달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선거 특집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시사 '라이브'인 만큼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MBC경남 정규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 지난달 27일 오후 MBC경남 정규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시사라이브 불독> 다음달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지역 선거 이슈를 가지고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캡처
▲ 지난달 27일 오후 MBC경남 정규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시사라이브 불독> 다음달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지역 선거 이슈를 가지고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캡처

'진짜 선거 이야기'를 표방했으나 첫 방송은 '코로나19' 특집이었다. 메가톤급 이슈를 빼놓고 총선을 논할 수야 없었겠지만 하필 시청자에게 프로그램 성격을 각인하는 첫 방송이라는 점이 아쉽다. 더군다나 폭우처럼 쏟아지는 '코로나19' 관련 보도로 피로도가 높은 시기다. '선거'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프로그램이 더 참신하게 느껴졌을 테다.

전반적인 짜임새를 보니 공을 많이 들인 듯하다. 한 가지 주제를 다루지만 지루할 틈이 없도록 다양한 코너를 오목조목하게 배치했다. 그러면서도 특집 방송부터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집요한 불도그의 면모를 보여줬다. 다만 처음 내세웠던 '소화가 잘 되는 시사'였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불독>은 진행자인 김상헌 MBC경남 기자 인사로 문을 열었다. 특집답게 첫 코너부터 '코로나19'가 차지했다. 한 주간 주요 뉴스를 소개하는 '타임라인'에서 김혜민 아나운서가 현재 경남지역 확진자 현황과 진해군항제 취소 소식, 코로나19를 이기는 선한 영향력 등을 소개했다.

이어 장영 MBC경남 기자가 코로나19로 한산한 지난달 25일 창원 상남동 취재 영상을 소개했다. 임시 휴업 중인 식당과 확진자 이동 동선에 포함된 가게 사장이 겪는 어려움을 담았다. 또 3일째(방송 당일)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창원시민과 집단(코호트) 격리 중인 한마음창원병원 직원을 전화 연결해 이들이 처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큰터뷰'에서는 김선주 경남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코로나19'와 관련해 한 발 더 들어간 전문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생방송의 묘미도 발휘했다. 실시간 댓글로 '마스크를 빨아 써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나오자 김선주 단장은 "방역 마스크는 필터가 있어 빨면 필터가 망가지고, 면 마스크는 방한용이라 적합하지 않다"는 명쾌한 답을 주기도 했다.

마지막 당부 말에서 김 단장은 "독감으로도 매년 1500명이 사망한다. 코로나19 사망률은 1% 미만으로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예방수칙을 잘 따르면 무서운 병이 아니다. 극복할 수 있다"며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끝났으면 좋았겠다. 이어진 코너 '연결이 필요한 순간 콤마'에서 역시 코로나19를 다뤘다. '혐오는 힘이 없다'는 주제로 공포 속에서 자라난 혐오, 그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의미심장한 물음을 남겼다.

각 코너에서는 코로나19를 둘러싼 여러 상황과 시각을 꼼꼼하게 담았다. 문제는 시간이다. 주요 뉴스 브리핑과 취재 영상 소개, 전화 연결, 기자 코멘트, 전문가 집중 인터뷰, 실시간 댓글 소개, 비디오클립 등…. 이 모든 게 30여 분 안에 이뤄졌다. 진행자가 무심코 내뱉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말까지 더해지니 보는 이는 숨이 가쁘다.

드디어 54분 방송분 중 34분에야 메인 코너 '선거의 맥'이 시작됐다. 김상헌 기자와 패널인 정봉화 경남도민일보 기자, 김수민 시사평론가, 장영 기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패널들이 준비한 주제를 발제하고, 이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특집 주제인 코로나19와 연관된 선거의 맥 세 가지를 짚었다.

첫 번째 맥은 장영 기자가 준비한 '총선과 코로나19'로 코로나19로 바뀐 선거운동 풍경을 소개했다.

맥을 이어받은 정봉화 기자는 '감염병과 법안'을 소개했다. 최근 통과한 일명 '코로나 3법'을 다루며,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 필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총선에서도 공공의료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 맥은 김수민 시사평론가가 발제한 '재난의 말, 말의 재난'이다. 그는 가장 나쁜 말은 '일이 해결되지 않을 때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몰아붙이는 것'이라며 최근 정치인들 발언을 꼬집었다.

이어 "언론에서 어디까지는 토론해볼 수 있고 어디까지는 제어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그어줄 필요가 있다"며 "국민 역시 말을 들으면서 이게 사태를 해결하는 말인가, 사태를 이용하는 말인가, 사태를 무시하는 말인가. 해결, 이용, 무시 어디에 해당하는지 통찰해보기를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역시 아쉬운 건 시간이다. 메인 코너임에도 주어진 시간은 20분. 정확히 패널 소개를 빼고 약 15~16분간 세 가지 주제를 다뤘다. 패널 한 사람당 할당된 시간은 5분 남짓이다. 특수한 상황(특집)임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이 준비해온 내용만 소개하기에 급급한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총선을 앞두고 <불독>을 놓쳐서는 안 될 이유는 충분하다. 지역 신문사와 방송사가 각자 잘하는 것들을 모아 코로나19 이슈로 밀려나고, 지역이라 소외된 '지역 선거 이슈'를 하나하나 짚어줄 유일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뻔하다면 뻔한 '코로나19' 특집 방송에서도 지역 구석구석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낸 것을 보니, 본격적인 선거 특집 방송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총선 연기'가 실현되지 않는 한 다음 달이면 선거가 치러진다. 앞으로 '본방 사수'하며 선거의 맥을 짚다 보면 4월 15일 누구를 뽑아야 할지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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