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직영서 외주로 전환
메뉴 수·맛·질 많은 변화 TV프로그램 조명 영향도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휴게소
창녕 특산물 양파 활용한 제육덮밥·라면 등 인상적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 출연자 이영자의 활약 덕분에 휴게소 음식이 유명 맛집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휴게소 간식 하면 호두과자를 먼저 떠올렸지만 이제 이영자가 추천한 '소떡소떡'이 휴게소 인기 간식으로 떠올랐다.

소떡소떡은 소시지와 가래떡 꼬치구이다. 이제 장거리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기 전,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 검색은 필수.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간식들. /김민지 기자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간식들. /김민지 기자

지난해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고속도로 휴게소 베스트 음식(20) 중 창녕양파제육덮밥정식을 파는 영산휴게소(창원방향)로 향했다.

오로지 무언가를 먹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향해 운전대를 잡은 건 문화부 부원들 모두 처음이었다.

창녕은 우리나라에서 양파를 처음 재배한 곳으로 역사가 길다. 알이 크고 단단해 다른 지역 양파보다 소비자 기호도가 높다.

우리는 창녕양파제육덮밥(9000원)과 생선가스·햄버그스테이크·돈가스가 한 접시에 담긴 영산휴게소 정식(1만 원), 창녕양파라면(5000원)을 주문했다.

▲ 영산휴게소 정식. 돈가스와 생선가스, 햄버그스테이크가 한 접시에 담겼다. /김민지 기자
▲ 영산휴게소 정식. 돈가스와 생선가스, 햄버그스테이크가 한 접시에 담겼다. /김민지 기자

이서후: '밥'을 먹기 위해 휴게소에 온 건 처음이다.(웃음)

김해수: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이 조명을 받은 적이 있나?

서후: 예전부터 '휴게소 맛집 리스트'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해수: 방송인 이영자가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 나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을 소개하고 백종원이 SBS <맛남의 광장>에서 지역 특산물을 살리려 휴게소 음식 장사에 나서는 모습이 나오면서 각광을 받는 것 같다.

서후: 휴게소가 직접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외주를 주니까 음식의 맛과 질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김민지: 어릴 때 휴게소에 오면 보통 우동이나 돈가스, 비빔밥을 주로 먹었는데 지금 보니까 휴게소 메뉴가 다양해졌다. 음식 모형을 보니 전부 다 먹고 싶기도 하고.(웃음)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 휴게소 음식을 먹는다는 생각은 이젠, 아닌 것 같다.

창녕양파라면이 제일 먼저 나오고 연이어 영산휴게소 정식과 창녕양파제육덮밥이 나왔다. 지역 특산품인 양파를 활용한 음식을 휴게소에서 맛보다니.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그릇에 담는 '플레이팅(plating)'도 좋았다.

▲ 창녕 양파가 듬뿍 담긴 창녕양파라면. /김민지 기자
▲ 창녕 양파가 듬뿍 담긴 창녕양파라면. /김민지 기자

민지: 라면 맛은 어떤가?

서후: 맛있다. 라면은 진짜 가끔 비오는 날 휴게소 왔을 때 먹는 음식인데, 양파가 곁들여져 담백하다.

해수: 라면에 양파를 넣어서 먹어본 적이 없다. 먹기 전 약간 생소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먹어보니 괜찮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양파를 넣은 라면을 끓여 먹고 싶다.

민지: 국물이 우선 깔끔하고 라면이랑 양파랑 함께 먹으니 식감도 좋다. 특히 양파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소화 작용을 도와 라면이랑 같이 먹으면 궁합이 좋을 것 같다. 영산휴게소 정식은 돈가스가 기름지지 않다.

해수: 튀기기를 잘한 거 같다. 돈가스뿐만 아니라 생선가스, 햄버그스테이크도 나오니 엄마랑 아이랑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민지: 여느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괜찮다.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창녕양파제육덮밥은 어떤가. 개인적으로 상차림이 정갈하고 제육볶음 소스가 강하지 않아 담백하다. 만약 세 메뉴 중 한 메뉴를 추천하라면 어떤 메뉴를 선택할 것인가? 난 창녕양파제육덮밥. 반찬도 정갈하다. 약간 아쉬운 점은 생양파여서 입안에 냄새가 날 수도….

서후·해수: 나도. 이 메뉴를 추천하고 싶다.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까.

서후: 고속버스를 타고 오면 휴게 시간이 15분?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까. 시간이 촉박한 사람들이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

해수: 자가용 이용 시만 먹을 수 있다.(웃음)

▲ 지난해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고속도로 휴게소 베스트 음식(20) 중 하나인 창녕양파제육덮밥정식. /김민지 기자
▲ 지난해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고속도로 휴게소 베스트 음식(20) 중 하나인 창녕양파제육덮밥정식. /김민지 기자

영산휴게소는 이용객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가 있었다. 집처럼 편안하고 부담없이 밥을 먹을 수 있는 '혼밥존'은 물론 인터넷 팩스, 수유실, 휴대전화 충전 및 소독, 분실물 택배서비스, 차량용 배터리충전, 반려견 목줄 대여, 반려견 배변봉투 제공 등도 무료였다. 특히 인상적인 건 혼밥존.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고 혼자 영상을 보며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휴대전화 거치대도 마련돼 있었다.

민지: 전체적으로 메뉴가 깨끗하고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다. 어렸을 때 휴게소에 가면 우동, 돈가스, 비빔밥을 주로 먹었는데 선택 가능한 메뉴가 많다.

해수: 난 휴게소에서 밥을 먹기보다는 주로 핫도그 등 주전부리를 샀다. 회오리 감자나, 알감자도. 특히 알감자는 휴게소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다.

서후: 난 즉석 어묵을 많이 먹었다. 따뜻한 국물도 있고 어묵, 우뭇가사리 등 건더기도 풍부해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밥을 먹어야 할 때는 실패 확률이 적은 돈가스나 비빔밥을 먹었다.

해수: 그렇지. 어지간해서는 맛이 없기 힘든 메뉴지. 오늘 고속도로 휴게소를 와보니 메뉴도 다양하고 맛도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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