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출신의 김성태(자유한국당·비례) 의원은 성균관대 교수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등을 역임하며 정보화사회와 전자정부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내년 총선에서 창원 마산합포구 출마를 고민 중인 김 의원은 “산업사회 시기에 앞서갔던 마산이 미래에 적응을 못해 무너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마산의 새로운 부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을 보낸 마산, 3·15의 기억

Q. 마산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출생지, 출신학교 등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954년 마산 내서 중리 쪽에서 태어났고 낳자마자 부림시장 쪽, 즉 성호초등학교와 정법사가 있는 추산동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자연히 성호초와 마산중을 다녔고 고등학교는 마산고를 가느냐 아니면 좀 더 넓은 곳으로 가느냐 고민을 하다 경남고에 입학했습니다. 아주 어릴 때지만 1960년 3·15 의거도 생각납니다. 당시 문창교회에서 북마산 파출소가 불타고 소방차가 뒤집어지는 장면 등을 지켜봤고 형님 누님 따라서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거든요. 밤에는 총소리가 났고 많은 학생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제가 3·15세대라고 하면 주변에서 다들 놀랍니다.”

Q. 경남고 졸업 후에는 서울대와 미국의 대학들을 나온 것으로 아는데요.

“네, 서울대 사범대학에 들어가 졸업 후 잠시 교사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대학 다닐 때 행정이나 공공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쪽을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았고 조지아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죠.”

Q. 학구열이 대단했던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학자가 되겠다’는 꿈이 있던 겁니까. 정치나 행정에 특히 관심을 두게 둔 이유나 계기도 궁금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국가와 관련된 일이나 공공영역에 관심이 많았어요. 마산이라는 환경이 그랬는지 공군 파일럿이나 기계체조 선수가 되고 싶었거든요. 해외 유학은 대학 다니면서 구체화됐습니다. 그리고 전 항상 이론보다는 뭔가를 바로 실행하는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실제 이론을 구현할 수 있는 행정학 쪽 공부를 하게 된 거고 또 이후 각종 공공위원회 등에 많이 참여를 하게 된 거죠. 미국에서 대학 다닐 때 매우 상징적인 일이 있었는데 이전까지 타자기로 논문 작성 등을 하다 컴퓨터로 옮겨가는 시점이었어요. 사회 변화와 미래전략을 연구하는 것도 이러한 기술 변화·혁신과 함께 가겠다는 생각을 했죠. 제가 처음으로 쓴 책 제목도 ‘정보정책과 전자정부’입니다. 기술과 사회 변화가 공공정책이나 정치, 국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분석한 책이었죠. 기존 정책학이나 행정학에 없던 분야였습니다. 국내 대학과 대학원에 새로운 학문 분야가 되었고 ‘행정정보체계론’이라는 이름으로 고시과목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김성태 국회의원 /김성태 의원실
김성태 국회의원 /김성태 의원실

정보화사회 전문가로 두각

Q. 대학 졸업 후 학자로서, 또 행정·정보 분야 전문가로서 이력이 화려한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처음 근무한 곳은 충남대였습니다. 근처에 전자통신연구원 등 연구단지가 많아 여건이 좋았죠. 미국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분, 기술자 등과 협업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가 1990년대 초반이었는데 농작물 재배·판매와 기술의 접목, 원격의료상담 등 한마디로 지역정보화와 관련된 일을 끊임없이 제안하고 추진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국지역정보화학회라는 것을 만들기도 했고 지금도 명예고문으로 재직 중입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전자정부를 국정 어젠다로 삼아줄 것을 제언해 대통령자문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는데 당시 초고속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미래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공공부문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혁신하면 투명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전자정부 모델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UN 산하에 전자정부 모델을 자문하고 평가하는 위원회 구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공동위원장으로서 전 세계 100여 개 국을 대상으로 전자정부 모델을 조언했죠. 첫 평가 때 우리나라는 6위에 그쳤지만 2008년도에 1위를 차지해 정보통신기술 강국으로, 벤치마킹 대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습니다. 1위가 되기까지 각종 인프라와 지역정보화, 전자정부, 공공시장 변화, 기업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메커니즘의 구조적 완성을 위해 노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이명박 정부 때도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을 역임했는데 정권 성향에 상관없이 두루두루 전자정부 등과 관련된 일을 한 것 같습니다. 

“김영삼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그때는 초고속 인프라, 김대중 정부 때는 전자정부, 이명박 정부 때는 정보화 진흥에 몸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 전략이 정치나 정책에 따라 왔다 갔다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이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앞선 이유이기도 하고요. 2011년 한국정보화진흥원 재직 중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5G(5세대 이동통신)에 기반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고 실제 현실이 됐습니다. 그전에는 성균관대에서 행정대학원과 국정관리대학원 원장으로도 일했는데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6월 3일 마산대학교 청강기념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김성태 의원실
지난 6월 3일 마산대학교 청강기념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김성태 의원실

2016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 입성

Q. 2016년 총선 때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는데 나이나 경력을 감안하면 좀 늦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주도한 일 중에 전자정부 1.0, 2.0, 3.0이 있는데 1.0은 산업사회 업무의 단순한 전자 처리, 2.0은 국민과 정부의 쌍방향 소통, 3.0은 모든 사회가 개방과 공유, 협업을 지향하는 스마트 사회, 4차 산업혁명, 제4의 물결을 의미합니다. 이 전자정부 3.0 개념을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시절 발표했는데 당시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에서 제안이 왔죠. 박근혜 후보의 대선공약으로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의도연구원 이사를 하게 되는데 그때는 정치에 완전히 발을 담근 건 아니고 자문을 해주는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국정감사 대상 기관이니 국회의원들도 저한테 이런저런 자문을 많이 구하고 있었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이 4차 산업혁명 전문가로서 2016년 비례대표 추천으로 연결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평생 학자, 전문인으로서 살아왔는데 거의 60세가 넘은 나이에 정치에 뛰어들다니 좀 의외이기도 합니다. 원래 정치에 뜻이 있었던 겁니까. 

“제가 정부나 국정과 관련된 여러 일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또 저 자신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국감을 받으니 더 많은 걸 배울 수밖에 없었죠. 여의도연구원 이사를 하면서는 당 지도부와도 수시로 소통하게 됐고요. 그렇게 교류하는 과정에서 제 뜻을 펴려면 국회에 들어가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대 초반 국회에 미래연구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정치에 입문할 때는 여당이었는데 지금은 야당이라 좀 어렵긴 합니다. 여당 때는 정책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면 되는데 야당이 되면 비판도 해야 하고 많은 게 달라지니까요. 많은 난관이 있지만 제가 그간 쉬운 여건에서만 일해온 것도 아니고 더 강하게 단련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결심하면 반드시 해내는 용광로 같은 추진력, 열정이 있습니다.”

Q. ‘용광로’ 하니까 떠오르는 분이 있네요. 내년 총선에서 경남 최다선(5선)인 이주영(한국당) 국회부의장 지역구인 창원 마산합포구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데 사실입니까?

“그 부분은 아직…. 마산에 대한 관심은 계속 있었습니다. 최근 재경마산향우회장까지 맡게 됐는데 어릴 적 마산, 특히 부림시장은 부가 생성되고 경제가 이루어지는 풍성하고 풍족한 곳이었죠. 여기에 창동과 어시장, 마산수출자유지역까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동력으로 부족함이 없었죠. 그런데 최근 5년간 장모님이 편찮으셔서 거의 매주 오가면서 보고 느끼고 또 민심을 들어보니 마산이 너무 쇠락하고 있었습니다. 옛날 마산이 아니에요. 주변에서 마산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계속 고민 중입니다.” 

Q. 요즘 부쩍 마산을 자주 방문하는 것 같은데요. 

“마산중 총동창회장으로서 다양한 지역행사에 참석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각종 강연 등도 펼치고 있습니다. 산업사회 때는 앞서갔던 마산이 미래에 적응을 못해 무너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고 그래서 지역소중포럼도 만든 것입니다. 최근에는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한국당 간사로서 우정사업본부 현안을 살피던 중 ‘우체국 창구망 효율화 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지방우체국이 근거와 기준도 없이 폐지되고 있는 것을 알았어요. 특히 마산합포구 자산동우체국이 폐국됩니다. 급히 현장을 방문해보니 상당한 고지대에 자산우체국이 위치해 있는데다 내방 고객 중에는 이동에 제약이 있는 노년층이 60%, 초고령층이 10%에 달해 보편적 우정서비스 보장을 위해 폐국이 재고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에 현장과 지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우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Q. 특별한 삶의 원칙이나 철학, 생활신조 같은 게 있습니까.

“사람의 중요성을 각별히 생각합니다. 정치권이든 어디든 주변에 인연 맺는 사람을 소중히 여겨요. 잘되게끔 지원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와 인연이 된 사람들이 다 잘됩니다. 고교 시절 부친 사업이 어려울 때 했던 가정교사 학생이 어른이 돼 보고 싶다고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2005년 성균관대에서 국정관리대학원을 만든 것도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을 키우자는 취지였습니다. 향후에도 그런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많은 힘을 쏟고 싶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