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전문가… 대학 전공 살려 역사 복원에도 관심

최연소 경남도의회 지역구 당선

장종하(34·더불어민주당·함안1) 의원은 경남도의회 지역구 당선인으로는 최연소 의원이다. 대학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하고 교사의 꿈을 키우던 그는 현장 사회복지사를 거쳐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도의회에 입성했다. 지난 1월부터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대학 시절 역사교사가 되고 싶은 꿈이 컸습니다. 나름 학점도 좋았고, 장학금도 많이 받는 우수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웃음). 그러다가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학생들과 집회에 참석했는데, 경찰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유치장에 이틀 정도 있었죠. 일방교통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져 2년 넘게 고생을 했었습니다. 당시 정치가 잘못 작동하면 무고한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민주당 입당을 하고 대학생 위원회 활동을 하게 된 게 정치권 입문의 시작이었습니다."

장 의원은 어릴 적부터 정치를 접하는 환경에서 자랐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함안 집이 1987년엔 대통령 선거 김대중 후보 지역선거사무실이었고, 그때부터 집안 어른들의 선거운동을 자연스레 지켜봤다고 했다. 4선 의원 출신이자, 현재 우석대학교 총장인 장영달 씨가 큰아버지이기도 하다. 장 총장이 지난 2011년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전주에서 함안으로 지역을 옮겨 출마 선언을 하면서 수행을 맡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 특보로도 활동했지만, 문 후보가 낙선하면서 진로가 막막해졌다. 함께 일했던 분들이 국회 보좌진으로 추천도 했지만, 정치가 아닌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함안에서 아동·노인 관련 기관과 병원 등에서 현장 복지사로 활동했다.

20190315010154.jpeg
▲ 장종하 경남도의원. /경남도의회

사회복지사 경험 살려 경남 사회서비스원 설립 조례 발의

장 의원은 도의원으로 출마하게 된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7월쯤이었을 거에요. 장영달 총장께서 도의원으로 출마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함안에서 태어나, 자라고 지난 5년간 지역에서 봉사하는 일을 해 왔는데, 어려운 선거지만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지역에서 30대 젊은 나이에 지방의원으로 출마한 사례가 없었고,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기에 출마 자체에 두려움이 컸습니다. 다만, '돈과 조직으로 하는 선거 하지 않겠다. 발로 뛰는 선거, 더 낮은 도의원이 되겠다'고 선거 때 지역주민들께 약속을 드렸고, 지금도 그때 그 마음을 늘 되새기고 있습니다."

장 의원은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장 의원은 '경남도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대표 발의해 58명 도의원 전원 공동발의를 이끌어냈으며, 지난달 361회 임시회에서 통과시켰다. 모든 의원을 일일이 찾아가 사회서비스원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결과였다. 이 조례안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사회복지시설의 수탁운영 △사회서비스 관련 법령에 따른 각종 서비스 제공 △사회복지법인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재무·회계·법무·노무 등에 대한 상담·자문 △사회복지정책 및 사회서비스 질 제고 관련 조사·연구·개발 등이 담겼다.

그는 지역구인 '가야사 복원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2017년 가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부대변인 신분으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함안 아라 가야사를 설명하고,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함안은 전국에서 가야사 유적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로 마갑(馬甲)이 출토되고, 왕궁지가 발견된 지역입니다. '경남의 경주'와 같은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창원과 김해에서 추진 중인 '지혜의 바다 도서관'과 같은 시설을 유치해 '인문학과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도시'로 인근 창원과 진주 등 도시 지역 분들이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지역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 의원은 청년 문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임기 중에 사회적경제 일자리 관련 조례를 제정해 '청년 일자리 통장' 사업을 추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경기도에 사회적경제 일자리 관련 조례가 있는데, 청년들이 3년 이상 근무하면 청년 자신이 월 10만 원, 자치단체 10만 원, 기업 5만 원씩 해서 1000만 원짜리 통장을 만들어줍니다. 경남에도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런 조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 밖에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도시재생 뉴딜사업', '남북교류 협력 사업', '생활 SOC 사업 유치', '독거노인 도시락 사업장', '주민참여예산제'를 비롯해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90315010155.jpeg
▲ 장종하 의원이 지난 2월 18일 경남도의회 가야사 연구복원사업 추진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기) 위원들과 함안 말이산 고분군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남도의회

사람 냄새 나는 정치인 되고파

장 의원은 친화력이 돋보이는 정치인이다. 도의회 직원이나 기자들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형님(또는 누님), 안녕하세요!" 늘 웃으면서 인사한다. 이러한 친화력과 장영달 총장의 인적 자산 등이 합쳐지면서 '중앙'과 경남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월엔 함안군 요청으로 함안스포츠타운 축구전용시설 개보수 사업 국비확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예산을 확보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도의원으로서 함안과 중앙, 경남도와 가교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의정활동 보고'를 우편물이 아닌 다달이 휴대전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하는 점도 눈에 띈다. 그는 지난 도의원 선거 운동 때도 휴대전화기에 저장한 4000여 명의 주민에게 수시로 후보로서의 포부와 정책 메시지 등을 보냈었다.

"도의원로서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보고 드리는 것이 지역주민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사회는 아무래도 연공서열 문화가 강하다.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집행부 간부 공무원 대부분이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임기 초 집행부 견제의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하지만, 공적인 영역에서는 나이를 떠나서 'N 분의 1' 아니겠습니까(웃음). 상호 존중하는 마음으로 임기 동안 온 힘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장 의원은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고 김근태 전 국회의원처럼 '사람 냄새 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겸손과 소통'을 강조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 함안군민에게 과분한 지지와 성원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제 능력이 출중해서 당선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거 때 가장 겸손한 도의원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늘 낮은 자세로 경청하는 도의원이 될 것입니다. SNS와 지역 활동으로 소통하고자 노력해 왔는데, 주민들은 어떻게 평가하시는 궁금합니다.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사비를 털어 지역 사무소로 사용할 공간을 마련했는데, 민원 청취, 간담회 등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입니다. 1% 기득권이 아닌 99% 도민을 위해 일할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