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사태 불신 키워
국공립 전원 문의 빗발
교육청 특정감사 주목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하루 만에 개학 연기를 철회했지만 사립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 불신은 더 커졌다. 사립유치원에서 공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도 늘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단법인이 목적 외 사업을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했을 때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민법 38조를 적용해 한유총 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모두 정상운영 = 5일부터 경남지역 사립유치원 258곳은 모두 정상운영에 들어갔다.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시설 이용료 인정,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과 시행령 개정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개학 연기에 들어갔고, 지난 4일 도내 사립유치원 73곳이 집단행동에 참여했다.경남도교육청은 4일 개학하지 않고 정상 운영을 하지 않은 사립유치원 52곳(김해 25곳, 진주 4곳, 창원 20곳, 함안 3곳)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개학일이 5·6일인 곳은 시정명령을 받지 않았다.

◇공립유치원 문의 전화 늘어 = 4일 개학 연기로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자체 돌봄을 진행했지만 차량운행을 하지 않아 학부모들 불만은 컸다.

이 때문에 사립유치원에서 공립유치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원아도 있다. 개학 연기 유치원이 많았던 창원과 김해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졌다.

창원·김해교육지원청에 한유총 개학 연기 결정 이후 학부모 상담 전화가 폭주했다.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30통 넘게 상담 전화가 왔다. 개학 연기 때문에 사립유치원에서 공립유치원으로 옮기고 싶다는 전화였다. 하지만, 당장 공립유치원 자리가 다 차서 원하는 대로 이동이 어렵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4일 공립유치원의 돌봄을 이용한 학부모가 정원이 미달된 공립유치원으로 옮기겠다고 해서 일부 원아가 공립유치원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정원이 미달된 김해 금산초교 병설유치원에 원아 3명이 입학했고, 김해 경운초교 병설유치원에도 원아 3명이 등록을 마쳤다. 경운초교 병설유치원 결원이 다 차자 원아 7명은 대기 신청을 해놓았다.

김해 금산초교 병설유치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유치원 위치가 진영 외곽 지역이어서 교통이 불편한 부분을 감안하고도 사립에서 공립으로 옮기겠다고 찾아오셨다. 지난해 9월에도 사립유치원이 집단 휴업을 해서 불편을 겪었다며 이번에는 옮기겠다고 하셨다. 계속 문의 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개학 연기한 사립 특정감사 =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5일 서울 한유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유총과 그 소속 유치원을 공정거래법과 유아교육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도 6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한유총 사태에 대해 '사립유치원은 장사가 아니라 교육'이라며 한유총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 73곳에 대해 회계 업무 전반을 들여다보는 특정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정명령을 내린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5일 오전 9시까지 정상 운영을 이행했기에 고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원아 수가 200명 이상인 도내 사립유치원 73곳은 모두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기준일(2월 28일)을 넘겨 지난 4일 에듀파인을 신청한 2곳에 대해 노후 컴퓨터 교체 등을 위해 지급하기로 한 1000만 원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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