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국제아트페어 폐막
합리적 가격대 작품 인기
서승은 작가 소품 16점 완판
"교육프로그램 활용" 제언도

제8회 경남국제아트페어(GIAF 2017)가 9일 막을 내렸다. 나흘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려 그림을 두고 흥정하는 재미를 안겼다.

2017 경남국제아트페어 운영위원회는 올해 아트페어를 열면서 '우리 집 홈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최근 창원과 양산, 진주 등 신규 아파트가 쏟아지는데 인테리어로 미술품을 구매해보자고 홍보하고 재기 발랄한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우리 집 거실에 걸고 싶은 그림을 발견한 관람객은 고객이 됐다.

이목이 쏠렸던 곳은 대구 키다리갤러리였다. '다육식물소녀'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그려진 서승은 작가의 작품은 경남국제아트페어 첫날부터 빨간 스티커가 곳곳에 붙었다.

작품이 팔린 것이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림 16점은 완판됐고 2000만 원이 넘는 작품도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김민석 키다리갤러리 대표는 "많은 분이 몽환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에 호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남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한 한 작가도 "서승은 작가가 소품을 낼 줄 알았다면 미리 점 찍어둘 걸 아쉽다. 이미 다 팔렸더라. 요즘 인기가 많다"고 했다. 인테리어를 위해 일부러 창원을 찾았다는 주부 김모(31·부산) 씨는 포장지로 둘둘 싸맨 작품에다가 주최 측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증정하는 천가방까지 들고 있었다.

그는 창원 스페이스1326에서 한국화를, 특별전시 '공감, 예술과 여행이 필요한 시간'에 내걸렸던 유화를 샀다고 했다.

김 씨는 "안방에 둘 그림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해 바로 구매했다. 아트페어 거래는 처음이다. 한자리에서 다양하게 고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9일 막을 내린 경남국제아트페어 모습. /이미지 기자

올해 11개국에서 참여한 갤러리(화랑) 82곳은 저마다 회화와 조각, 영상, 설치, 판화, 사진 등 다양한 미술품 2000여 점을 내놓았다.

작품 판매로 큰 성과를 내지 않았지만 여러 곳에서 아프리카 쇼나 조각을 선보였다. 아프리카 현대 미술로 꼽히는 쇼나 조각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국내에서도 수많은 수집가가 찾고 있다. 컬렉터들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장이었다.

또 화랑들은 경기침체로 어려운 미술시장에서 아트페어는 희망을 걸 수 있는 행사라고 했다. 대구 수화랑 관계자는 "가격을 묻고 구매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관람객이 있었다. 이처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늘 참여한다. 갤러리 안에만 있어서는 거래가 활발치 않다"고 했다.

원로작가들에게 경남국제아트페어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갤러리그리다로 참여한 윤복희 작가는 "아트페어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마치 민낯을 공개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관람객과 직접 만나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계 작가도 "갤러리를 통해 부스를 개인전으로 꾸몄다. 자꾸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관람객 수가 아쉬운 경남국제아트페어에 대해 한 시민이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해보자고 제언했다.

김수정(45·창원시 의창구) 씨는 "입장료 5000원에 몇 시간 동안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니 큰 감동이다. 자개, 공예, 추상화까지 여러 번 봤다. 또 창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알게 됐다"며 "중학생 아들하고 같이 오고 싶더라. 여러 학교에서 미술체험 수업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많은 청소년이 보길 바란다. 미래의 고객을 키우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나흘간 경남국제아트페어가 열렸던 제1·2전시장에서는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어린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김상문(한국미술협회 경상남도지회장) 2017 경남국제아트페어 운영위원장은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지역 문화축제가 되길 바란다"며 "총 작품 판매액과 예약 성과, 관람객 수 등을 취합해 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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