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580번지 부근에 위치한 고려동 유적지입니다.

고려동 유적지는 고려 후기 성균관 진사 이오 선생이 고려가 망하고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 위해 백일홍이 만발한 이곳에 거처를 정한 이후 대대로 그 후손들이 살아온 곳입니다.

이오는 이곳에 담장을 쌓고 고려 유민의 거주지임을 뜻하는 '고려동학'이라는 비석을 세워 논과 밭을 일구어 자급자족을 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선생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벼슬을 하지 않았고, 아들에게도 새 왕조의 조선에서는 벼슬하지 말 것을 유언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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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 고려동의 유적지. 경상남도기념물 제56호. / 김구연 기자

그의 유언을 받든 후손들은 19대 600여 년에 이르는 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았고, 고려동이라는 이름을 오늘까지 이어 오고 있습니다.

그의 자손들이 600여 년 동안 이곳에서 살 수 있었던 것은 담장 안에 우물과 전답 등을 마련해 자급자족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마을이 불타기도 했으나 현재 이곳에는 재령이씨 후손 30여 호가 모여 살면서 선조의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983년 8월 2일 경상남도기념물 제56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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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 고려동 유적지. / 김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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