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창력(1)

딸은 요즘 노래 연습이 한창이야.

<누덕누덕 스타카토>? 뭐 그런 노래가 있더라고.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와.

아빠니까 딸이 뭘 해도 웬만하면 예쁠 수밖에 없겠지.

그럼에도 딸이 노래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런데 딸이 연습하는 노래는 애초부터 키(key)가 높더라고.

초반부터 가성을 남발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어.

게다가 노래가 절정에 이를 때는 가성에 또 가성, 돌고래 소리가 나더군.

"아빠, 노래 괜찮았어?"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질문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수줍게 묻는 딸에게 대놓고 진심을 말할 수가 없더군.

"노래 재밌네, 잘 불렀어."

"히히, 고음 부분에서 살짝 갈라졌는데…."

고음은 물론 초반부터 음 이탈은 꾸준했어.

그래도 응원해야지. 그게 사랑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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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창력(2)

딸이 어린이 합창단(?)이 부르는 <거위의 꿈>을 듣고 있더군.

나도 참 좋아하는 노래야. 인순이 버전보다 카니발(이적+김동률) 버전을 좋아해.

노래를 나지막이 흥얼거리며 따라부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

"아빠, 나도 노래 잘 부르고 싶어."

내가 말한 적은 없지만, 딸도 스스로 노래가 좀 안 되는 것을 느끼나 봐.

그래도 뭔가 자신감을 잃은 듯한 말투가 괜히 거슬리더군.

"왜? 노래 잘 부르는 게 잘 안 돼?"

"응, 다른 거는 다 괜찮은데, 음정을 맞춘다거나 음이 높게 올라가면 부르기가 어려워."

그러니까 노래를 부르면서 음정과 고음이 안 된다는 것은 거의 안 되는 거 아닌가?

굳이 따지자면 박자, 그루브, 소울 뭐 이런 것까지 고려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노래라는 게 상당한 연습이 필요한 기술 아니겠어?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응원밖에 없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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