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술력을 갖춘 조선업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됩니다"

몇 년 전 지역 기자들끼리 술자리를 가지면서 도의원에 대해 평한 적이 있었다. 그때 기자들이 한결같이 '대한민국 최고 도의원', '국회의원보다 더 센 도의원'이라고 평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이다. 그런 그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도의회에서 떠난 후 기자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그러던 중 과거 민자사업 자료를 찾다 곳곳에서 그가 맹활약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 도의원으로 불리던 그는 지금 뭐 하고 있을까?

대우조선에서 세상에 눈을 뜨다

김해연(50) 전 도의원은 옛날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말이 조리 있을 뿐 아니라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막힘이 없었다. 이 사람이 기자였다면 굉장한 특종기자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이 사람의 과거는 어땠을까?

Q. 학교는 어디 어디 나오셨습니까?

"1984년 부산기계공고 배관과를 나왔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 또래들과 함께 대우조선 노동자로 취업했습니다. 대우조선에서 새로 채용한 노동자들을 쭉 줄을 세우더라고요. 저는 그게 무슨 순서로 세우는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성적순으로 세우더군요. 저는 거의 끄트머리에 있었습니다. 손재주가 없어서 그런가 공부는 따라가겠는데 이상하게 실습과제를 잘 못했습니다. 사실 실습수업도 잘 안 가고 도서관에서 책 볼 때도 많았습니다."

Q. 제가 알기로 학력이 더 되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네, 경상대학교에서 야간을 나오고 다시 부산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땄습니다. 당시 의정 활동을 하면서 석사를 땄습니다."

01.jpg
김해연 전 도의원./임종금 기자

Q. 평범한 배관노동자 김해연과 '김해연 도의원'은 뭔가 매치가 잘 안 됩니다. 사회에 나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때 우리 대우조선에도 노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노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부 요시찰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고 나니 사람이 너무 좋은 겁니다. 그래서 노조에 들어가 1988년에 노조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Q. 결국 노조가 큰 계기가 됐군요.

"네. 그렇지만 1985년 대우조선 대량해고도 저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대우조선이 3만 6000명이었는데 1985년 당시 무려 2만 명을 해고해서 1만 6000명으로 줄였습니다. 정말 억울하게 해고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작업 끝나고 장갑을 뒷주머니에 넣고 나갔다고 절도로 해고, 깜빡 졸았다고 해고, 점심시간에 일찍 온다고 해고. 정말 무시무시하던 시절이었습니다."

Q. 그렇다면 의원님은 어떻게 살아남으신 겁니까?

"저는 당시 일을 하면서 군대 문제를 특례보충역 5년 근무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르라고 해도 회사에서 못 자르더라고요. 재밌는 게 이게 다른 노동운동가들에게 선례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Q. 그럼 회사는 언제까지 다니신 겁니까? 그리고 솔직히 도의원 되기 이전 행적은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대우조선은 2000년까지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만든 게 거제청년연대입니다. YMCA나 경실련 같은 대중적인 사회운동이 아니라 작심하고 진보적 청년운동을 해보자고 만든 겁니다. 지역에 청년들이 활동할 단체가 뻔하지 않습니까? 청년회의소(JC)를 가거나 라이온스 클럽 같은 단체로 가지 않습니까? 청년이 연대해서 세상을 바꿔보자고 만들었습니다. 거제청년연대는 400명가량 회원이 있었고 우리 역사 바로 알기 같은 활동을 했습니다."

Q. 거제는 노동자의 도시라고 하는데 간발의 차이로 진보적인 인사들이 자주 낙선하던데요. 청년운동 하실 땐 어땠나요?

"그땐 정말 대우조선 인근만 벗어나면 모조리 보수적인 지역이었습니다. 아예 대우조선 노동자 밀집지역을 빼놓고는 당선을 꿈꿀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딱 여촌야도 성향이었습니다. 또 과거 시골엔 돈 선거가 통하니 형편이 어려운 진보적 인사들이 발을 붙이기 힘들었습니다."

시의원 무투표 2번 당선의 신화

Q. 도의원 되시기 전에 시의원이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옥포2동에서 재선 시의원을 지냈습니다. 2001년 시의원 보궐선거가 있었는데 제가 나온다고 하니까 아무도 후보로 안 나오더군요. 보통 4~5명이 경쟁을 하던 지역구인데. 아마 그때 이미 옥포 지역에 제가 한 활동이 많이 알려져 있었나 봅니다."

Q. 어떤 점이 다른 사람들과 달랐던 걸까요?

"저는 지론이 있습니다. 저한테 한 번 전화가 오면 3일을 넘기지 않고 답을 줍니다. 되면 된다, 안 되면 안 된다. 그럼 왜 안 되는지 정확하게 상황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맨 먼저 동네 순찰하고 가로등, 하수구 맨홀 뚜껑 같은 것까지 하나하나 체크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있으면 동사무소 가서 얘기합니다. 나중에 민원인이 민원을 내러 가면 이미 '김해연 시의원이 와서 다 얘기가 됐습니다'고 하는데, 민원인 입장에서는 감동적인 겁니다."

Q. 그런데 부지런하고 성실한 분들은 더러 있지 않습니까?

"단순히 부지런하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지역에 철저하게 밀착해야 합니다. 하수구가 문제 있다 싶으면 직접 작업복 입고 하수구 밑에 기어들어가야 합니다. 주민들에게 그저 안면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직접 그 집에 가서 얘기를 진지하게 나눠보고 그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젓가락이 몇 개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성실하다는 평이 납니다. 이런 것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열심히 돌아다닌다고만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술을 거의 안 먹습니다. 술 마시는 게 참 소모적입니다. 그 사람 한 명밖에 못 볼뿐더러 다음 날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까? 무슨 말 했는지 기억도 안 나고. 그냥 커피숍 같은 데서 보면 하루에 여러 명을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점도 무투표 당선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06.jpg
김해연 전 도의원./임종금 기자

Q. 성실하신 것 외에 그래도 뭔가 남들이 '아'하고 떠올릴 만한 성과가 있었나요?

"거제에 외국인이 많으니 제가 생각해낸 것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거제국제펭귄수영축제입니다. 제가 11년 동안 대회장을 했습니다. 외국에서는 겨울에도 맨몸으로 바다에서 수영하고 썬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겁니다. 겨울 바다 수영대회를 열고, 수영만 하면 허전하니 손으로 장어잡기, 떡메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섞어서 축제로 만들었습니다."

Q. 정말 궁금한 게요. 겨울에 수영을 하면 사람이 괜찮습니까? 심장마비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다른 분들도 기자님처럼 생각했습니다. 미쳤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한겨울에 누가 바다에 들어가냐, 사고 나면 어찌 수습할 거냐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직접 해보니까 그런 사고는 안 났습니다. 제가 동민들을 모아 놓고 '우리 동네도 축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설득했습니다. 그래서 주민 500명이 축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Q. 지역주민들이 좋아하셨겠네요.

"제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주민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도는 것 같습니다. '당은 빨갱이 당이지만 성실하고 창의적이다. 괜찮다'는 평판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런 적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시의원에 당선됐을 때 옥포2동 동정자문위원회에 인사를 하러 갔습니다. 과거엔 연세 많은 어르신이나 지역유지가 동정자문위원으로 계시죠. 그중에 한 분에게 악수하려고 하는데 바로 우산으로 제 손을 탁 때리면서 '내가 니 찍어준 적도 없고, 나는 너를 시의원으로 인정 못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당시 옥포 주민들은 대우조선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새벽마다 그 어르신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지나서 그러더라고요. '김 의원, 이제 안 와도 된다. 이제 니 마음 다 안다'고 말입니다. 그분이 지금은 제가 선거 나올 때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는 핵심 참모가 됐습니다."

그렇게 그는 주민들의 지지로 2002년에도 무투표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연속으로 시의원 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되는 건 극히 어렵다. 특히 민주노동당 같은 진보정당 간판을 달고 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김민자' 도의원, 민자사업 천적이 되다

Q. 도의원으로 6년 넘게 계시면서 많은 활약을 하셨는데요.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무엇인가요?

"당연히 민자사업을 후벼 판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제 별명이 김민자였습니다. 그때는 민자사업은 무조건 좋은 거고, 재정사업은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변했죠. 마창대교를 자기가 했다는 사람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Q. 마창대교는 가장 큰 문제점은 뭔가요?

"일단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정부가 투자 효율성 심사에서 이익이 되겠다 싶으면 돈을 들여서 사업을 합니다. 민자사업들을 보면 모두 효율성 심사에서 탈락한 겁니다. 마창대교도 마찬가지고요. 마창대교는 교통량 예측치가 완전히 엉터리입니다. 교통연구원에서 사업자 입맛에 맞춰 예측치를 부풀려서 제출합니다. 그래야 행정기관과 사업자 중간에서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사업성이 없는데 사업성이 있다고 하는 겁니다. 거가대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측대로 교통량이 나옵니까? 안 나오는데. 공무원들에게 물어보면 그럽니다. '주변 도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죠."

04.jpg
거가대교 민자사업 협약 체결을 비판하는 김해연 도의원./사진제공 김해연

Q. 마창대교로 사업자가 많은 수익을 거뒀나요?

"최소수익보장제로 인해서 마창대교는 부풀린 교통량인 예상수익 90%를 혈세로 보전해줘야 합니다. 아마 맥쿼리(마창대교 대주주)는 차 한 대도 안 다니면 더 좋을 겁니다. 관리비용이 안 들기 때문입니다."

Q. 거가대교는 뭐가 문제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공사비 자체가 부풀려졌습니다. 그렇게 대기업들이 번 부당이익이 7000억 원입니다. 이걸 어떻게 확인했느냐? 거가대교조합에 일종의 의회처럼 의결기구가 있습니다. 제가 도의회에서 추천해서 부의장을 맡았습니다. 거기서 50억 원 이상 입찰받아서 시공하는 하청업체를 모두 불렀습니다. '당신 이 부문 공사 얼마에 계약했냐'고 물으면 그 업체는 '최저가 입찰로 50억에 하고 있습니다'고 합니다. 그러면 제가 '사실 그 공사는 250억 원에 예정돼 있었다. 그걸 아느냐?'고 묻습니다.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황당하죠. 그렇게 해서 대기업들이 중간에서 얻은 부당이익을 계산하니 7000억 원이나 나옵니다. 제가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밝혀가니 옆에 대우건설 관계자는 안절부절못하다 결국 청문회 중간에 도망치고 없었습니다."

Q. 홍준표 지사는 거가대교 재구조화로 경남도 재정 건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시는가요?

"순 엉터리입니다. 사실 김두관 지사 시절 이미 제가 경남도와 협의해 로드맵을 다 짜놨습니다. 그런데 김 지사 로드맵에 따르면 민자사업자가 20년만 운영하고 넘겨야 하는데, 홍 지사는 38년 동안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거기에다가 민자사업자 대출이자 1007억 원을 경남도에서 보전하도록 했는데 김 지사 로드맵에는 도에서 보전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10년 단위로 통행료를 1000원씩 올리는 것도 인정해줬습니다. 민자사업자들은 손해 볼 것 없는 셈입니다."

Q. 김해유통관광단지도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점인가요?

"당시 김해관광유통단지 협상단으로 제가 참여했습니다. 경남 측 3명과 롯데 측 3명이 협상을 벌였습니다. 경남도 지분을 저희는 43%까지 올려놨습니다. 그런데 홍 지사는 불과 37.8%로 해줬습니다. 김해관광유통단지로 롯데는 조 단위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지 부지가 원래 17만 원이었는데 지금 700만 원 하니까 말입니다."

Q. 이렇게 민자사업자를 몰아붙일 수 있는 원천이 뭡니까?

"아무래도 실업계 출신이다 보니 공사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도면을 골똘히 보면 잘못된 게 하나는 나옵니다."

02.jpg
거가대교 접속도로 부실시공을 지적하는 김해연 도의원./사진제공 김해연

조선업 구조조정, 감정적으로 처리해선 안 돼

이렇게 맹활약하던 김해연 도의원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자진사퇴를 했다. 퇴폐업소에 들어가는 순간 경찰이 단속을 했고 현장에서 적발돼 입건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결국은 저의 잘못입니다.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 업소가 단속 직전부터 퇴폐영업을 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또 오후 5시에 특정 장소를 포인트로 단속하는 것도 석연치 않아 보입니다. 저와 제 가족에게 회유, 협박, 테러 위협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아들이 있는 학교까지 찾아가서 협박하고, 집 앞에서 덩치 큰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면서 공포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오죽했으면 거제경찰서장이 신변보호요청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그의 사퇴를 둘러싸고 건설업계 공작에 걸린 게 아니냐는 설이 정가에 파다했다. 어쨌든 그가 사라지면서 대기업들은 좀 더 편하게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각종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Q. 홍준표 지사가 채무 제로를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경남도는 집행기관이기도 하지만 시군에 예산을 분배하기도 합니다. 김두관 지사 시절에는 시군에 모자이크 프로젝트라고 180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큰 도시에는 별 도움이 안 돼도 작은 군에는 큰 도움이 되는 돈입니다. 이런 걸 다 없애버렸습니다. 공공성을 무시하고 진주의료원을 폐업했고, 거가대교나 김해관광유통단지 같은 것도 (꼼꼼하게 따졌다면) 훨씬 더 이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03.jpg
부실시공을 지적하는 김해연 도의원./사진제공 김해연

Q. 지금 거제시 경제가 굉장히 힘듭니다. 해법이 있을까요?

"조선업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조선업은 국가적 사업입니다. 이를 감정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전임사장이 어찌 됐건 대우조선은 수만 명이 고용된 국가중요사업장입니다. 감정적으로 처리하다가 이번에 한진해운 사태가 터져버리지 않았습니까? 대우조선이 한진해운처럼 터지면 정말 수습이 안 됩니다. 조선 기술은 우리나라가 뛰어납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집중 육성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안정되고 질 좋은 일자리가 생산됩니다. 정규직 잘라서 비정규직 채우는 것은 실업자 구제가 아닙니다. 작년 기준 총매출액 대비 삼성중공업의 인건비는 1조 2740억 원(13.7%), 대우조선은 1조 3323억 원(10%)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기업에서 인건비 10% 이하로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한 숙련된 노동자들의 기술력을 상실해 버리면 다시 키우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다음으로 거제 관광을 생각해야 합니다. 조선업만 가지고 살려고 하지 말고 조선과 관광이 같이 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거제 관광이 살려면 바닷길을 열어야 합니다. 일본, 중국과 뱃길을 열어야 합니다. 거제 외도는 겨울연가 마지막 촬영지입니다. 뱃길을 열고 외도를 조금만 스토리텔링하면 관광객이 쏟아질 겁니다."

05.jpg
조선업 위기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김해연 도의원./사진제공 김해연

Q. 그렇지만 솔직히 과거와 같은 조선호황이 다시 일어날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평균 선박 가격은 2011년 호황기 대비 90%로 회복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국이 빠르게 자원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심해 에너지 개발이 탄력을 받으리라 예상합니다. 게다가 조선산업의 특성이 8~20년 단위로 호황과 불황을 넘나드는 것입니다. 언젠가 호황기가 옵니다. 또한 대우조선 수주 잔량은 압도적으로 세계 1위입니다. 게다가 잠수함과 구축함 건조 등도 중요한 기술력입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조선업은 미래가 있으며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계속 살려 나가야 합니다."

인터뷰 내내 자료를 보지 않고도 온갖 수치와 희귀한 용어들이 줄줄 쏟아졌다. 기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내용이 많았다. 그만큼 민자사업자나 대기업을 때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김해연 전 도의원은 그들에 대해 훤히 꿰고 있었고 구석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 사람이다. 과연 이 정도 역량을 갖춘 사람이 경남이나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까? 그와 헤어지고 자동차에 타는 순간 '참 아까운 사람이다'는 한탄이 절로 나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