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 양덕동 '817키친'

테이블이 5개인 자그마한 레스토랑.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817 키친'이다. 메트로시티 1차 아파트 인근에 있는 상가 메트로스퀘어 1층에 있는데, 건물 정면을 봐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가게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찾기 어려워보였다.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았을까. 직사각형으로 기다랗게 생긴 공간에 젊은 셰프가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그야말로 '오픈 키친'이다.

이탈리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기에 파스타를 주문했다. 한번 먹어봤던 동료의 추천으로 서슴없이 '꽃게 한 마리 로제 파스타'를 골랐다. 봉골레, 뽀모도로, 씨푸드, 까르보나라, 새우·관자 로제파스타도 메뉴에 있다. 꽃게 파스타는 다른 파스타에 비해 가격이 높지만, 인상적인 요리라고 추천을 받았다.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낸 꽃게 파스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커다란 꽃게 한 마리가 파스타를 삼킬 듯이 담겨 나왔다. 꽃게 향에다 크림과 토마토소스가 섞여 깊은 맛을 냈다. 꽃게를 발라 먹는 수고스러움이 있지만, 부드러운 속살을 입 안에 넣을 때 이를 보상받을 수 있다. 파스타 면을 먹을 때 날치 알이 톡톡 씹히는 식감도 즐거움을 준다. 왠지 꽃게와 면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소스와 버무려 먹으니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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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게 한 마리 로제 파스타

꽃게 파스타, 어떻게 만들었을까. 레스토랑 대표인 윤솔지(28) 셰프를 붙들고 물었다. 만드는 과정은 복잡했다. 핵심은 깊은 맛을 내고자 육수를 정성들여 만드는 것이었다. 먼저 새우, 게 등 갑각류 껍데기를 이용해서 채소 등과 오랫동안 끓여 '비스큐 소스'를 만든다. 닭 육수도 준비한다. 닭 육수, 비스큐 소스에 토마토, 크림소스를 섞어서 꽃게, 면과 함께 요리해서 만들어낸다고 했다. 꽃게를 잘 손질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주 요리 중 대표 메뉴로 돼 있는 '817 스페셜 부야베스'도 맛봤다. '부야베스'는 프랑스 프로방스식 토마토 스튜 해산물 냄비 요리다. 치킨, 조개 육수에 토마토소스를 넣고 오징어, 새우, 관자, 홍합, 조개 등의 해산물을 넣었다. 버섯과 토마토도 곁들여졌다. 불그스름한 국물 색 탓에 무척 매울 것 같지만, 맵지 않았다. 잘라둔 바게트를 국물에 적셔서 촉촉하게 먹었다. 색다른 전골요리를 먹는 느낌이다.

요리뿐만 아니라 후식에도 공을 들였다. 가게를 열기 전 1년 동안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며, 커피를 배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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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에이드 음료.

'817 키친'은 마산대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윤 셰프가 서울에서 6년 정도 한식, 이탈리아 요리를 섭렵한 후, 지난 12월에 문을 열었다. '817'은 예상대로 윤 셰프의 생일이다. 파스타를 좋아했던 그는 이탈리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한 셰프에게 오랫동안 배웠다.

윤 셰프는 "파스타를 너무 좋아한다. 다른 면 요리는 안 좋아하는데, 파스타는 예외다. 고향인 마산에서 맛있는 파스타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메뉴를 개발하면서 가게를 찾는 손님들과 소통하는 오픈 키친을 만들어가는 게 꿈이라고 했다.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만들고자 한다는 그는 음식에 조미료를 쓰지 않고, 매일 육수를 만들어서 요리를 낸다고 했다.

윤 셰프는 "거짓 없는 요리를 하고자 한다. 손님들이 깔끔하게 요리한다고 말하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요리를 계속해서 내놓고자 한다. 어제도 육수 끓이느라 잠을 설쳤다"며 웃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봉골레 파스타 1만 3900원 △씨푸드 파스타 1만 4900원 △까르보나라 1만 3900원 △꽃게 한 마리 로제 파스타 1만 7900원 △817 스페셜 부야베스 2만 19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메트로 스퀘어5 1층 123호.

◇전화: 055-25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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