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 주장 이종욱, FA 영입 박석민, 외야수 나성범

지난해 NC다이노스는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신생팀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한 시즌이었지만 아쉬움도 함께 남았다.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빈곤한 득점력이 발목을 잡으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실패했다.

이에 NC는 올해 공격력을 강화하고자 박석민을 영입했다. 삼성에서 FA를 선언한 박석민에게 NC는 계약금 포함 4년간 96억 원을 안겼고 국가대표 3루수를 얻었다.

NC 유니폼을 입게 된 박석민을 비롯해 2년 연속 주장의 중책을 맡은 이종욱, 차기 유력한 메이저리거로 꼽히는 나성범 등 우승으로 향하고자 하는 팀의 목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3인방의 출사표를 들어본다.

박석민 "팬들의 성원에 답할 길은 성적뿐"

공룡구단의 일원이 된 박석민은 첫 공식 석상에서 "팬들의 성대한 환호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성적뿐"이라면서 "내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고 출신으로 2004년 삼성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박석민은 지난해까지 삼성에서만 꼬박 10시즌을 뛰었다. 통산 1027경기에 나와 통산 타율 0.297, 163홈런, 638타점, 576득점을 기록했다. 매년 3할과 20개 이상의 홈런을 보장하는 리그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도 그는 135경기에 나와 타율 0.321, 144안타, 26홈런, 116타점, 90득점, OPS(출루율+장타율)은 0.992로 리그 3루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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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경남도민일보DB

박석민의 영입을 비롯 10개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 됨에 따라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NC다. 박석민은 우승후보 NC에 합류해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삼성에 있을 때 해마다 우승후보라는 말을 들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팀이 인정을 받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도 "야구보다는 팬들과 구단이 원하는 팬서비스 부분에서 부담을 느낀다"고 웃었다.

삼성에서 통합 4연패를 해내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팀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박석민이다. 밖에서 봤던 NC에 대한 솔직한 심정은 어땠을까? 그는 "상대팀으로 봤을 때 NC는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떨어지는 무서운 팀이었다. 특히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이 하나로 된 모습에서 잘 되는 팀의 정석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NC맨이 된 박석민은 창원의 성대한 환영인사를 인터넷을 통해 먼저 알았다고 한다. 그는 "고액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데 이어 플래카드로 나를 환영해주는 모습을 보고 무조건 팀과 팬들에게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래서 쉬고 싶은 마음도 뒤로하고 예년보다 시즌 준비를 서둘렀다"며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그는 지난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한다. 지난해 초반 박석민은 예비 FA라는 압박감 때문에 체중 조절에 실패했다. 한 번에 많은 체중을 빼려다 오히려 컨디션에 영향을 미쳐 시즌 초반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타순에 대해서는 김경문 감독의 고유 권한인 만큼 어떤 위치에서든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김 감독은 5번타자로 제격이라고 최근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구단의 올해 목표인 관중 60만과 관련해 "노출과 관련된 공약은 내걸지 않겠다. 배트를 휘두르는 트리플악셀은 야구장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으니 공약이 안될 것 같고,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내용을 고민해보겠다"고 웃었다.

이종욱 "올해는 나도 좀 뛰어야겠어요"

NC를 비롯한 10개 구단은 하나같이 '뛰는 야구'를 천명했다. 이제는 뛰는 야구가 대세가 된 시대다. 지난해 팀 도루 1위 팀인 NC도 상대 9개 팀의 모습에 바짝 독이 오른 모습이다. 특히 10년 전 도루왕이자 2년 연속 NC다이노스 주장을 맡은 이종욱이 지난해 아쉬움을 올해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옛날처럼 뛰어보고 싶다"면서 도루에 대한 욕심을 나타냈다.

이종욱은 지난 2006년 51개의 도루에 성공해 도루왕에 오른 적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매해 3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도루에 일가견이 있는 베테랑이다. 때때로 부상도 찾아오곤 했다곤 하나, 2014년과 2015년 각각 15개, 17개의 도루로 자존심에 상처가 생겼다. 리드오프의 자리는 김종호, 박민우 등 후배들에게 내줬고 사실상 올해는 하위타선을 이끌어야 할 중책도 추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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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경남도민일보DB

따로 도루 개수를 정한 건 없다. 숫자보다는 어느 상황에서든 '뛸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예전에 톱타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때만큼 뛰는 건 어렵다고 봐요. 그 정도는 아니라도 밑(하위타선)에서도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팬들과 상대팀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진짜 올해는 저도 야구 좀 잘해야죠."

그의 말대로 지난해 이종욱은 주장이라는 자리에 대한 책임 때문인지 과거의 모습과는 달랐다. 지난해 이종욱은 타율 0.268, 5홈런, 52타점 등으로 부진했다. 팀의 성적과는 별개로 개인 성적에서는 아쉬움이 묻어난 것.

그러나 그는 NC의 주장이다. 개인 성적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팀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크다.

이종욱은 "주장으로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힘들다고 티를 내면 선수들에게 더 큰 짐을 주니 티를 낼 수 없다"면서 "언론에서 우리 팀을 우승 후보라고 거론해줘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부담감을 즐길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범 "라이벌은 테임즈, 목표는 우승, 국내 최고 타자는 꿈"

나성범이 2016시즌 라이벌로 지난해 MVP를 차지한 팀 동료 에릭 테임즈를 꼽았다. 미래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나성범에게 테임즈는 넘어야 할 산이다.

나성범은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테임즈를 넘어서는 것이다. 상대방은 라이벌로 인식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겐 라이벌이다. 테임즈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배우고 있지만 그 선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테임즈가 대단한 선수라 성적 차이가 나지만 나 역시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지난 2년간 그야말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2013년 첫해 KBO리그의 벽을 통감했지만 2014년과 지난해에는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발돋움하며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테임즈는 나성범보다 또 한 걸음 앞서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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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민일보DB

나성범이 테임즈를 뛰어넘어야 할 이유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배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를 시작으로 올해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다. 아직 4시즌을 더 뛰어야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나성범이지만 좋은 자극제가 된다. 특히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함께하며 더 많은 것을 느꼈다.

나성범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곳에서 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경기에도 많이 나가지 못했다"면서 "그 형들처럼 메이저리그는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강)정호 형과 자주 연락하는데 행복해 보인다. 나도 지금은 소속팀 NC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하루빨리 그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백업선수로 출전한 대회지만 얻은 것도 있다. 그는 "벤치에 앉아있는 동안 백업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경기 내적 성장뿐 아니라 마음가짐에서도 변화가 있을 정도로 큰 수확이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프리미어12'와 4주 군사훈련을 끝내며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에 국내 최고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메이저리그에 가기 전까지 국내 최고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아요. 한국하면 이승엽 선배가 떠오르는데, 그 정도는 돼야 해외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아직 실력이 안돼 메이저리그도 머나먼 이야기지만 내 마음 한구석엔 큰 꿈이 있어요."

그전에 올 시즌 꼭 해내고 싶은 것은 팀 우승이다.

나성범은 "새 시즌 목표는 팀 우승이다. 감독님부터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이다. 작년에는 재작년보다 순위가 하나 더 올라갔고, 그 위에는 '1'이라는 숫자가 있다. 다른 팀들이나 선수도 그렇겠지만 팀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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