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에도 채식이 있다. '채식 쿠키'는 재료에서 버터와 달걀이 빠진다. 과자나 빵을 만들 때 들어간다는 마가린, 쇼트닝, 유화제 등도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 더 좋은 풍미와 예쁜 모양,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지속성보다 다른 가치에 무게를 뒀다.

심정이(37) 채식 제과제빵 연구가는 "3년 전 남미여행을 하면서 옛 원주민이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고 그곳에 대형 목축지가 생겨나는 것을 봤다. 유별난 사람이 되는 게 겁이 났지만, 육식을 줄이는 게 세상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채식 베이킹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프리랜서 번역가이기도 한 그는 제과 제빵자격증을 따고, 케이크 디자인 과정 등을 공부하며 홈베이킹을 20여 년째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등 채식 베이킹이 발달한 곳에서 나온 책이나 사이트를 번역해가며 채식 베이킹을 연구하고 있다. 심 씨는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는 채식 쿠키로 두부 참깨 크래커, 고구마찜 케이크를 추천했다. 오븐이 없어도 프라이팬과 찜솥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다.

심 연구가는 쿠키를 만들기 전 계량을 강조했다. 전자저울에 재료 무게를 하나하나 달며 레시피에 적힌 정확한 양을 준비했다. 볼에 으깬 두부, 두유, 설탕, 소금을 섞고 체에 거른 박력분을 넣고 저어주면 요리의 절반은 다한 셈이었다.

반죽을 저을 때 주의할 점이 있었다. 반죽을 살살 섞어줘야 한다는 것. 반죽을 힘줘서 저어주면 반죽이 딱딱해진다. 김, 참깨를 넣어서 반죽을 완성한 후에는 바닥에 비닐을 깔고 반죽을 넣어서 비닐을 덮은 후 밀대로 얇게 밀었다. 반죽에 칼집을 넣어서 프라이팬에 전처럼 구워냈다. 하나하나 조각내서 굽기보다 통째로 구워서 부러뜨리는 게 훨씬 편리했다. 반죽이 얇아서 탈 수 있으니, 잘 지켜봐야 한다. 고소하고 담백한 색다른 쿠키가 완성됐다.

◇재료 (3×4㎝ 마름모꼴 크래커 약 60개 분량)

포도씨유(또는 카놀라유) 20g, 두유 20g, 설탕 50g, 두부 140g, 박력분 230g, 구운 김 10g, 참깨 적당량, 소금 한 꼬집

◇만드는 방법

1. 두부는 체에 밭쳐서 물기를 최대한 뺀 후 주걱으로 곱게 으깬다.

2. 바삭하게 구운 김은 가위로 작게 자르거나 손으로 찢어 놓는다.

3. 1의 으깬 두부를 볼에 담고 포도씨유, 두유, 설탕, 소금을 넣고 잘 섞는다.

4. 3에 체 친 박력분을 넣고 주걱을 세워서 칼질하듯 잘라가며 대강 섞어준다.

5. 가루가 어느 정도 뭉쳐지고 나면 김과 참깨를 넣고 나머지 가루들을 섞는다.

6. 넓게 펼친 비닐 위에 반죽을 깔고 밀대로 얇게 밀어준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7. 반죽을 팬에 촘촘하게 깐 후에 두꺼운 부분이 없도록 얇게 꼭꼭 눌러준다.

8. 프라이팬 뚜껑을 닫고 약 불에서 15~20분간 굽다가, 크래커 바닥면에 갈색 빛이 나면 불을 좀 더 줄인 후 뒤집어서 5분 정도 더 구워 완성한다.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요리다. 재료를 잘 섞은 후 찜통에 잘 찌기만 하면 머핀 같은 빵 하나가 눈앞에서 완성된다. 찜통에서 빵이 부풀어 오르기에 유산지컵 같은 틀에 반죽 재료를 80% 정도로 채워야 한다. 이쑤시개나 포크 등으로 빵을 찔렀을 때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으면 빵이 완성된 것이다.

심 연구가는 "단호박, 옥수수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빵을 만들어도 맛이 좋다. 집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간식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재료

삶은 후 적당한 크기로 썬 고구마, 우리밀 박력분 200g, 베이킹파우더 2ts, 설탕 80g, 두유 160㎖, 포도씨유 2TS, 장식용 검은깨 약간

◇만드는 방법

1. 박력분에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섞어서 체로 거른다.

2. 볼에 1과 설탕을 넣는다.

3. 두유와 포도씨유를 넣는다.

4. 재료를 섞은 후 삶은 고구마를 넣는다.

5. 섞은 재료를 은박지컵 등의 틀에 담고, 깨를 뿌린다.

6. 김이 오른 찜통에 센 불에서 15∼20분간 쪄서 완성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