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부샤부

샤부샤부 하면 밖에서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한식이 아니니 낯설기도 하고 곳곳에 화려한 치장을 한 전문점이 보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일본 요리로 알려져 있지만 '원조'는 징기즈칸 시대 몽골인 샤부샤부는 전혀 까다로운 음식이 아니다. 간단한 육수에 고기·채소 등을 잠깐 담갔다 빼 먹으면 되는데 어려울 게 뭐 있을까.

재료 선택도 자유롭다. 얇게 손질만 가능하다면 소·돼지·닭 어떤 것도 상관없고, 오징어·새우·조개 등 해산물을 써도 된다. 채소류도 마찬가지다. 각종 샐러드·쌈 채소부터 버섯, 양파, 파, 배추 잎, 우엉 무궁무진하다. 두부나 어묵, 유부, 곤약 같은 것도 단골 메뉴다.

육수는 주로 다시마와 가다랑어포를 이용한다. 진하게 우릴 필요도 없고, 간장·소금 정도를 더해 짭조름한 상태면 된다. 물 10컵일 때 큼지막한 다시마 1장과 가다랑포 1컵 정도면 충분하다.

육수가 완성되고 재료 손질이 끝나면 이제 열심히 먹을 준비만 하면 된다. 소고기의 경우 주로 부채살을 많이 쓰는데, 샤부샤부용으로 정육점이나 마트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싱싱한 한우면 가장 좋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냉동 호주산 등도 나쁘지 않다. 고기 냄새가 걱정되면 청주 등을 뿌려 잠시 재 놓았다가 물기를 제거하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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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부샤부

고정된 가스레인지에서는 조리가 불가능하니 당연히 휴대용 레인지가 있어야겠다. 물은 아주 센 불까진 아니어도 팔팔 끓는 상태여야 한다. 고기든 채소든 순식간에 데쳐 먹는 게 맛있다. 버섯, 두부, 양파 등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니 살짝 일찍 퐁당 하는 게 좋겠다.

보통 어려워하는 게 고기·채소를 찍어 먹는 소스인데, 조금도 쫄 것 없다. 그야말로 취향대로, 매콤한 맛을 원하면 고춧가루나 핫소스 등을 이용해, 시큼·짭짤한 맛이 당기면 간장과 식초, 레몬 등을 써서 소스를 만들면 된다. 토마토케첩이나 굴소스를 활용해 단 1초 만에 만들어도 나쁘지 않고, 달달한 걸 좋아하면 설탕이나 미림을 추가하면 된다. 참깨를 갈아 고소한 맛을 더하기도 한다.

먹다 보면 기본 육수에 고기와 채소가 어우러져 국물 맛이 더욱 진해지는데, 그 자체로 훌륭하지만 국수나 밥을 넣어 탄수화물을 보충하는 것도 좋겠다. 시중 전문점에서 흔히 하듯이. 국수는 육수가 좀 넉넉한 게 좋겠고, 죽은 물 양을 보다 신중하게 맞추길 권한다. 육수가 너무 많으면 처치 곤란이 되고 적으면 죽다운 죽이 되지 않는다.

죽이 거의 완성됐을 즈음엔, 역시 흔히 하듯 계란을 넣어 빠르게 휘리릭 젓는다. 이때 가스불은 꺼진 상태여야 한다. 그래야 밥과 계란이 고루 섞이고 계란이 덩어리지지 않는다.

스끼야끼

사실 스끼야끼나 샤부샤부나 매한가지 요리다. 육수가 더 진하고, 전골식으로 주로 먹는다는 차이만 있을 뿐 전체 구성이나 재료 등은 거의 똑같다. 간략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스끼야끼는 샤부샤부와 달리 국물에도 많은 비중을 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다시마와 무, 표고버섯, 간장 등을 1시간 이상 끓여 깊은 육수를 만들기도 한다. 마무리는 역시 가다랑어포다. 우동 국물 만드는 공정과 같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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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끼야끼

부담되면 편한 대로 하자. 위 육수 재료를 10분 정도 끓이다 가다랑어포로 끝을 맺어도 된다. 이때는 간장 양이 좀 더 많이 필요하겠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만들 때 쓰는 멸치다시마육수에, 간장과 설탕 등을 추가해 써도 괜찮다.

고기 외에 나머지 재료는 샤부샤부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고기는 전골식이므로 얇지 않아도 된다. 소고기일 경우, 등심 등을 적당히 저미거나 불고기감을 사용하면 된다.

스끼야끼 역시 샤부샤부처럼 재료를 하나하나 육수에 넣었다 빼 먹어도 상관없지만 육수에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이기 시작하는 게 스끼야끼의 기본이다. 당연히 불은 너무 셀 필요가 없다. 고기나 채소나 너무 익으면 맛이 없으니까. 중간중간 재료를 추가해가며 먹어도 된다.

약간의 디테일을 더 설명하면 고기는 센 불에 살짝 구웠다가 육수에 넣는 게 좋다. 그래야 맛도 식감도 더 살아난다. 두부 역시 겉면을 바싹 구워서 육수에 넣기도 한다.

'오리지널'의 경우 각 재료들은 계란 노른자에 찍어 먹는다. 하지만 이 역시 자유와 선택의 영역이다. 개인적으론 느끼한 고기를 또 계란 노른자에 찍어 먹는 게 안 맞아 피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다른 소스를 쓰지도 않는다. 육수가 진하기 때문에 재료에 간이 충분히 되기 때문이다. 샤부샤부와 마찬가지로 국수나 죽을 만들어 먹어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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