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지리산]사찰

지리산은 우리나라 어떤 명산보다도 사찰이 많은 곳이다. 대표적인 사찰로 전남 구례군에 있는 화엄사·천은사, 경남 하동군에 있는 쌍계사를 꼽는다. 모두 역사가 오래고 사세가 큰 사찰들이다. 이 외에도 지리산 계곡을 따라 연곡사(구례), 칠불사(하동), 길상사·대원사·내원사(산청), 벽송사(함양), 실상사(남원) 등이 있다.

이 중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에 있는 쌍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로 43개 말사와 4개 암자를 거느린 큰 사찰이다.

쌍계사를 포함해 주변이 경상남도 기념물 제21호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문화재 가치도 크다. 봄이면 쌍계사로 가는 벚꽃길을 보려 사람들이 몰려든다.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 있는 법계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1400m)에 있는 사찰이다. 워낙 높은 곳에 있다 보니 한국전쟁 때 불에 탄 후 토굴만 남아 있다가 근래 들어서야 복원됐다. 지금은 사라진 사찰로 천왕봉 근처에 성모상을 봉인하던 성모사, 노고단에 역시 성모를 모시던 남악사가 있었다고 한다.

요즘처럼 등산로가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지리산을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옛 사람들의 지리산 유람에서는 사찰과 승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사찰은 숙식을 제공했고, 승려는 길 안내를 맡았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마을들은 보통 사찰에 딸린 땅을 소작하는 사람들이 사는 사하촌(寺下村)이었다. 예컨대 다랑논으로 유명한 함양군 마천면 마을들은 남원시 산내면에 있는 신라 천년고찰 실상사와 그 말사를 중심으로 세워진 사하촌이다.

해발 1400m 법계사에서 본 지리산.

-참고문헌

<지리산, 인문학으로 유람하다>(강정화·최석기, 보고사, 2010)

<지리산에 길을 묻다>(김성균·박경장·김찬수, 이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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