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경남 스포츠인

경남 출신 스포츠 스타들을 종목별로 살펴보면 역시 그렇다. 인기 종목에서 많은 이름을 찾을 수 있다. 마산고·마산용마고로 나뉘는 야구, 통영·진주·마산뿐만 아니라 고르게 스타를 배출한 축구, 그리고 모래판 고장 마산이 있는 씨름이다.

야구-롯데 초창기 멤버 수두룩

야구는 1980년대 프로 초창기 롯데 멤버 중에서 반가운 이름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마산동중-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출신이 많다.

'안방마님' 한문연, '사이드암 에이스' 박동수, 수석코치로 더 잘 알려진 박영태가 있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는 유두열이다.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3-4로 뒤지던 8회초, 스리런 홈런 한 방으로 롯데 우승 주역으로 남았다.

선수 시절보다는 훗날 '삼미슈퍼스타'가 새삼 주목받을 때 이름을 알린 감사용은 진해 출생으로 마산고에서 야구를 했다.

이들보다 좀 지나서는 전준호(마산동중-마산고), 공필성(진해남중-마산상고)이 마산 출신 계보를 잇는다.

현역으로는 국내 대표 좌완 장원삼(창원신월중-마산용마고), 2009년 다승왕 조정훈(마산중-마산용마고)이 있다.

현재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하재훈, '한화 미래'라 불리는 김민우도 마산용마고 출신이다.

이 외에도 야구팬들 귀에 익은 진상봉, 김창희, 김경환, 신명철, 채종범, 이동학, 오정복, 정훈도 경남 출신이다.

축구-가장 많은 스타 배출

축구는 지명도 면에서 좀 더 풍성하다고 할 수 있다.

1994년 미국월드컵 대표팀을 이끈 김호 감독은 통영을 대표하는 축구인이다. 통영에서 중학교까지 나왔고, 프로 지휘봉을 놓은 이후에는 최근까지 통영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또한 대표팀·올림픽팀·프로에서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한 김호곤, 1986년 월드컵 본선 불가리아전에서 동점 골을 터트린 김종부도 통영 출신이다. 현 인천 감독인 김도훈도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유영초-통영중을 나왔다.

진주를 대표하는 축구인은 조광래다. 그는 진주봉래초 시절 축구도 잘하면서 공부 머리까지 있었다. 체육특기자 아닌 입학시험을 통해 진주중·진주고에 들어갔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축구를 본격적으로 했다. 현역 시절 '컴퓨터 링커'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두뇌를 겸비한 대표적인 축구인으로 손꼽힌다.

'마산공고'로 대표되는 마산 출신으로는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 4강 주역 유병옥, 1980년대 국내 최고 미드필더 이흥실, 1994년 월드컵 무대를 밟은 신홍기, 2002년 월드컵 멤버 최성용이 있다.

월드컵 대한민국 1호 골(1986년 대회 아르헨티나전) 주인공 박창선, 그리고 프로축구 대우로얄즈 전성기를 이끈 이차만은 김해 출신이다.

럭키금성·울산 지휘봉을 잡았던 고재욱은 통영, 중국에서 지도자 신화를 일군 이장수는 함안, 경남FC 초대 사령탑이었던 박항서는 산청, 경남FC 전 감독 최진한은 진주가 고향이다.

밀양에서는 걸출한 두 골키퍼를 배출했다.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김병지, 그리고 국가대표 출신 김용대다.

'날쌘돌이' 서정원은 고향은 이 지역이 아니지만 거제연초중-거제고를 나왔고, 하석주는 함양 출생이다.

현역으로는 윤빛가람·윤일록, 그리고 진주봉래초 출신 남태희가 진주 축구 자존심을 이어가고 있다.

여자축구에서는 창원명서초-함안함성중-함안대산고(현 경남로봇고)를 나온 여민지·이정은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농구-마산·삼천포, 배구-진주·하동

농구는 마산과 삼천포로 나뉜다. 여자 농구 레전드 정선민은 마산여중-마산여고를 나왔다. 연세대 황금기를 이끈 정재근, '사마귀 슈터' 김영만, 창원LG 전 감독 강을준은 마산동중-마산고 출신이다. 마산여고 김지윤·신정자, 마산고 송영진·황진원도 반가운 이름들이다.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 주역인 성정아, 농구대잔치 시절 스타플레이어였던 박정숙·조문주는 삼천포여고 출신이다.

배구는 진주봉원초-진주동명중·고뿐만 아니라 한양대-현대자동차까지 함께한 단짝 하종화·윤종일이 있다.

하동에서도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여자배구 명장 황현주, 현 국가대표 에이스 전광인은 하동에서 태어나 진주동명중·고를 각각 나왔다.

1980년대 대한민국 거포였던 강만수도 하동 출신이다. 하동초 시절에는 핸드볼, 하동중 시절에는 축구를 하다가, 부산성지공고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구를 했다.

말이 필요 없는 씨름, 그리고 유도 스타

씨름은 마산중-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코스를 밟은 김성률·이승삼·이만기·강호동이 곧 한국 씨름 계보이기도 하다. 이만기·강호동 같은 천하장사를 조련한 황경수는 합천 출신이다.

유도에서는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형주가 있다. 진주 출생인 하형주는 진주대아중 시절 씨름 선수로 소년체전 경남대표로도 출전했다. 유도로 전향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라고 한다. 하형주를 기억하는 한 씨름인은 이렇게 전했다.

"씨름 선수로는 느리고 둔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시켰던 삼촌이 부산에 끌고 가서 유도를 하게 했죠. 씨름을 통해 중심 잡는 기술을 먼저 익혔으니, 유도에 큰 도움이 된 거죠. 즉 하형주는 씨름에서 기초를 닦아 유도에서 기량을 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유도 여자 72kg급에서 김미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 순간(위). /연합뉴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미정은 마산에서 태어났지만 갓난아이 때 수도권으로 이사갔다. 그럼에도 당시 올림픽 금메달을 딸 때 고향 마산이 들썩였다. 그의 부모들이 당시 마산 합성동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는 부모 거주지가 중요하기도 하다. 대통령 축전이 우선적으로 부모 있는 곳으로 보내지기 때문이다. 당시 어느 일간신문 관련 기사 제목은 '이쁜이, 고향 마산 빛내줬다'였다.

▲ 당시 마산 집에서 환호하는 어머니와 가족, 주민들. /연합뉴스

복싱·양궁·배드민턴 올림픽 메달리스트

많은 이가 88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함안 출생-진해중앙고-경남대)을 기억한다. 하지만 영광보다는 '비운의 복서'로 짙게 남아 있다. 당시 결승전은 사실상 패한 경기였지만, 개최지 배경이 작용하며 판정승을 거두었다. 당시 자신의 팔이 올라가자 박시헌 스스로도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박시헌은 한동안 위축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양궁에서는 진해 출신들이 이름을 알렸다. 88서울올림픽에서 남자 박성수, 여자 왕희경은 단체 금메달, 개인 은메달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김남순이 역시 단체 금, 개인 은을 목에 걸었다.

배드민턴에는 두 스타가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 남자 단식 유일한 메달리스트(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인 손승모가 밀양 출신이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복식 은메달리스트인 이경원은 마산성지여중-마산성지여고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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