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예술인이 바라본 근대유산-밀양·진주

밀양시와 진주시는 경남지역 시·군 중 근대유산이 제법 많은 곳이다.

밀양에는 교동과 퇴로리에 있는 근대 한옥과 삼랑진역 급수탑, 옛 밀양역 파출소, 옛 비행기 격납고와 상동터널이 등록문화재(근대유산)로 돼 있다. 밀양에서 활동하는 풍경사진가 배재흥 씨는 이 중에서 상동터널을 최고로 꼽는다. 상동터널은 1905년 경부선 철도노선을 개통할 무렵에 지은 것으로 알려진다. 1960년대로 들어서면서 철도 노선이 바뀌자 자동차와 보행자 통로로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100년도 훨씬 전에 건설됐지만, 당시 기술로 매우 수준 높은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배 씨의 말을 들어보자. "붉은 벽돌이 촘촘히 박힌 천장과 벽면이 무척이나 단단하게 느껴지고, 바닥엔 천장에서 떨어진 듯한 빗물이 고여 있고 터널이라 발걸음 소리도 둔탁하고 무겁게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봄이면 하얀 꽃잎들이 강변으로 흩날려 그야말로 눈꽃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고, 터널을 빠져나오면 환한 풍경이 아름다운 장소다."

옛 진주역 차량정비고에서 찍은 포크가수 권나무 앨범 사진. /권나무

진주시에는 문산성당과 옥봉성당, 옛 진주역 차량정비고, 진주 배영초등학교 구 본관, 의곡사 괘불도가 근대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문산성당이 독특한 분위기로 찾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옛 진주역 차량정비고다. 이 건물은 지난 1925년 무렵 경전선과 호남선을 개통하면서 옛 진주역에 만든 것이다. 지금은 오래된 건물 그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 벽면에는 한국전쟁 때의 총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하다.

진주지역 인터넷 언론 단디뉴스 권영란 대표는 "차량정비고는 그 독특한 분위기로 특히 사진가들에게는 로망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받은 포크가수 권나무도 앨범 사진을 진주역 차량정비고에서 찍었다. 진주에서 대학 생활을 한 그는 "옛날 건물이지만 이국적이면서 제가 생각하는 편안하고 모던한 공간이어서 건물 자체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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