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은 시장으로 팔려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송아지의 슬픈 운명을 표현한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곡의 이면에는 유대인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숨어있다.

실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 작사가의 아내와 두 아들이 나치에 의해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모습을 묘사한 노래라는 말이 있다.

3절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극작가 아론 제이들린(Aaron Zeitlin)이 제작한 연극 '에스테르케'(Esterke)에 사용하기 위해 유대어중 하나인 이디시어(Yiddish)로 작사하고, 샬롬 세쿤다(Sholom Secunda)가 1940년에 작곡하였다.

세쿤다가 영어로 번역했지만, 1년 뒤 유대인들이 대대적으로 탄압받던 세계2차 대전 때라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후 아르튜르 케베스(Arthur Kevess)와 테디 슈왈츠(Teddi Schwarts)가 1950년대 중반에 다시 번역한 것을 반전가수로도 유명한 존 바에즈(Joan Baez)가 1959년 칸 영화제 수상작인 <흑인 올훼>의 주제곡으로 부르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존 바에즈의 청량하면서 애수에 찬 목소리는 단지 억압된 자유를 찾아야 한다는 자극적인 메시지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기력하게 당하는 핍박받는 이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주며,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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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고굉무 음악카페 '해거름' 대표.

On a waggon bound for market, (장터로 가는 마차위에,)

There's a calf with a mournful eye. (슬픈 눈망울의 송아지.)

High above him there's a swallow, (하늘에는 제비 한 마리가,)

Winging swiftly through the sky. (날쌔게 날아가고 있네.)

How the winds are laughing? (바람들은 어떻게 웃을까요?)

They laugh with all their might. (허리를 잡고 웃어대네.)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온종일 웃고 또 웃고,)

And half the summer's night. (여름밤이 다 가도록 웃고 있네.)

Donna donna donna donna~ (이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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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고굉무 음악카페 '해거름' 대표.

간략하게 1절의 가사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유대인의 대량학살, 홀로코스트(Holocaust)를 비유한 노래라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즉 바람(Wind)은 독일군(나치)들, 농부(Farmer)는 말 그대로 강제수용소를 나타내고, 제비(Swallow)는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 송아지(Calf)는 유대인을 표현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유대인들이 강제수용소에서 죽음으로 내몰리는 순간 '오! 주여'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으리라 여겨진다. 아마 그런 까닭에 후렴구의 donna, donna가 더 애절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박인희와 이필원이 듀오로 활동했던 '뚜아에무아'가 우리말로 번안해 부르면서 상당히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시절 여러 이유로 해서 금지곡으로 묶였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이는 가사의 내용이 자유를 갈망한 억압받는 민중들을 저항 운동으로 선동한다는 이유와 '슬픈 눈물을 흘리는 송아지'라는 구절이 서글픈 멜로디와 어우러져 슬픔을 더하고 있으니 전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국토를 개발해야 할 시점에 힘 빼는 음악이라는 웃지 못할 이유였다. 아마도 전자의 내용이 금지된 주된 요인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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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고굉무 음악카페 '해거름' 대표.

자유의 소중함을 간접적으로 잘 묘사한 'Donna Donna'를 유월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로 추천해 본다. 잠시라도 짬을 내어 들어 본다면 내면 깊이 가라앉아 있는 자유의 본능이 꿈틀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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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고굉무 음악카페 '해거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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