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이 기자의 시큰둥

네팔을 여행할 때 나와 함께 히말라야 산속을 돌아다닌 포터(짐꾼) 이름은 '림부'였다. 나는 그를 미스터 림부라고 불렀다. 사실 림부는 이름이 아니라 그가 속한 부족 이름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림부족 사람이다.

보통 네팔에서 높은 산을 오를 때 쓰는 짐꾼을 '셀파'라고 알고 있기도 하는데, 이는 셰르파 부족이 히말라야에서 짐꾼을 많이 해서 그렇게 굳어진 명칭이다.

이처럼 히말라야 산속에는 림부, 셰르파, 구릉 등 30여 개의 소수 부족이 살고 있다. 이들 부족 구성원 자신의 이름 뒤에 부족의 이름을 붙인다. 철수 림부, 영희 셰르파, 이런 식이다.

이런 부족의 이름이 우리나라로 치면 바로 성씨다. 우리나라도 원시 부족, 이후 씨족 사회까지 자기네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과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나름의 부족(씨족) 이름을 썼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한자도 아니고 한 글자도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나비족, 맑은 개울족, 큰 나무족, 흔들 바위족 같은 예쁜 이름들이 아니었을까. 그나저나 이번 대지진에 림부와 가족들은 무사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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