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이 기자의 시큰둥]

경남지역 고대국가, 가야를 취재하면서 경남지역에 최초로 살았던 이들은 누구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알아 보니 그 단서가 될 만한 게 창녕군 부곡면에 있는 '창녕비봉리패총'이다. 신석기시대 전 기간의 조개 더미가 온전히 보존된 곳이다.

이 유적을 발견한 때는 지난 2004년 6월이었다. 당시 창녕군이 부곡면 비봉마을 입구에 양배수장(물을 퍼내는 시설) 공사를 하는데 공사장에서 조개더미와 빗살무늬토기가 나왔다. 김해박물관이 그해 11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발굴을 했다. 그러던 지난 2005년 8월 이곳에서 놀라운 유물이 나온다. 바로 나무배다. 조사 결과 무려 8000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배와 비슷한 시기다.

8000년 전이면 기원전 6000년이다. 한민족의 시조라 불리는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게 기원전 2333년.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그보다 3000~4000년이나 앞선 신석기에 경남지역에 살던 이들이 배를 만들어 타고 다녔다는 말이다.

이것보다는 나중이지만 통영시 산양읍에 있는 연대도 패총에서 나온 토기들도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기원전 5328년에서 4660년 사이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김해시 장유 수가리 패총에서 나온 유물들도 기원전 4000년에서 3000년 사이다. 학자들은 기원전 3000~2000년 전부터 경남지역에 사람들이 소규모 집단을 이루며 살았다고 보고 있다. 패총에서 나온 유물들로 볼 때 이들은 사냥과 물고기잡이로 생활했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지는 않았다.

특히 이들 패총에서 발견되는 흑요석으로 만든 화살촉은 화산이 많은 일본 규슈지역 것이라고 한다. 경남지역 고대인들은 신석기시대에 이미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과 교류를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오늘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일관계가 고대 경남사람들로부터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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