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강을 만들고, 강은 바다를 만들고,

또 바다는 산을 품는다고 했던가.

산과 강과 바다는 제 각각이 아닌 하나이다.

엄마와 태아가 그렇듯 말이다.

여기 '섬진강'이라는 '엄마의 뱃속'이 있다.

전북 어느 산골짜기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면서도

그 끈을 놓지 않는 탯줄과 같다.

그것은 경남 하동에 이르러서야

제법 사람 모습을 한 태아로 이어진다.

태아는 이곳에서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치고,

마침내 하동·남해 노량바다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섬진강, 그중에서 '하동 섬진강'은

엄마의 체온을 느끼는 태아와 같다.

사람들은 유별나지 않고 온순한 이 태아가 되기 위해

오늘도 하동 섬진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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