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기자의 딧따마

마산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적부터 3·15가 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을 알고 있었다. 궁금증은 있었다. 왜 유독 마산에서 그 분노가 끓어올랐을까다.

어린 나는 그 답을 엉뚱한 데서 찾았던 것 같다. 야구장을 가면 여기 사람들 극성스러움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타고난 기질이 때로는 정의로, 때로는 잘못된 극성으로 표출된다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래서 마산 야구장의 그 어수선한 분위기를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려 했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3·15의거 배경에 대해 좀 더 알 기회가 있었다. 당시 이 지역 국회의원이던 허윤수 의원이 민주당에서 자유당으로 변절한 것이 불씨로 작용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 기질과 정서 역시 크게 작용한 것 또한 분명했다.

학술 논문 <3·15의거의 국가기념일 제정과 그 당위성 논증(이현희)>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마산시민들의 불의를 배격하고 의리를 숭상하는 전통은 이미 한말 이후부터 체질적으로 성숙되어 자유 정의 진리 정신의 총합적 구현으로 고정화되었고……마산의 지리적 인문적 배경이 정의로운 정서와 기백을 육성 함양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이제는 야구장에 가도 유별난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점은 아주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앞에서도 이 지역 전체가 조용한 것은 아닌지, 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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