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예향 통영]남 기자의 딧따마

마을벽화사업은 전국적으로 2002년께부터 퍼져나갔다고 한다. 마을벽화는 시간이 지나면 칠이 벗겨지기에 주기적으로 계속 품을 들여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100여 벽화마을이 애물덩어리로 전락해 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통영 동피랑벽화마을은 8년가량 건재하고 있다. 다른 곳과는 시작부터가 달랐기 때문이다. 공원녹지화사업으로 80여 가구가 철거될 상황에서 벽화마을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지금은 마을 가구 절반 정도가 참여한 동피랑협동조합도 꾸려져 있다.

이곳은 2년에 한 번 새 옷을 입히는데 전국 각지에서 젊은 작가들이 모여든다. 돈을 바라서가 아니라, 내 그림 하나를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데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영하로 떨어진 평일 오후임에도 여전히 사람 발걸음은 이어졌다. 한 할머니는 햇빛 내리는 집 앞 의자에서 졸고 있었다. 이러한 어수선함이 이제는 익숙한 듯했다.

유용문 동피랑협동조합 사무장이 말한 '누군가에게는 힐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킬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찾기 전 한 번 더 되새겨야겠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