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마산 씨름]마산중 씨름부 심우현 감독

2004년부터 11년째 마산중학교에서 씨름부를 책임지고 있는 심우현(37·사진) 감독은 사생활이 없다.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씨름부 학생들과 보내기 때문이다.

한때 잘나가던 선수였던 심 감독은 소속팀 해체로 은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만큼 실업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 초등학교 부모들은 씨름하는 것을 말립니다. '그게 미래가 있겠냐'는 의문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학생이 중학교만 가더라도 그때부턴 적극 지원합니다. 씨름판을 알면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구나 축구 같은 인기종목의 경우 상위 2%만이 직업선수로 먹고살 만합니다. 굉장히 치열하죠. 하지만 씨름은 상위 30%만 되더라도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예전에 비해 실업팀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마산중학교는 심 감독의 모교다. 십대부터 생활한 곳이니 이제 여긴 그의 집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편할 것 같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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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훈련했던 방식으로 후배들을 가르칠 순 없습니다. 과거엔 강압이 통했지만 지금은 그래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바뀐 환경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내야 선수들에게도 좋으니까요."

심 감독은 마산씨름 훈련의 가장 큰 장점은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잘 갖춰진 체계라고 한다. 마산중-용마고-경남대-창원시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있어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훈련하는 데 있어서도 아주 도움이 됩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섞여 운동합니다.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성장합니다."

마침 훈련장에 함께한 정진환 용마고 감독은 중학생 고등학생 가리지 않고 세심하게 지도하고 있다. 마산 씨름으로 함께 어울린 가족과 같은 분위기다.

마산중학교 씨름부는 작년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5년 만의 쾌거였다. 내년 소년체전 선발전을 앞두고 있는 심 감독은 두 명을 대표로 내는 것이 목표다.

"오는 19일 1차 선발전입니다.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고 싶습니다. 결과에 따라 교육청과 씨름협회 지원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심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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