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에서 32% 삭감한 자구책 마련…코칭스태프·선수단 의기투합 "4강 도전"

한때 해체설이 나돌았던 창원시청 축구단이 내년에도 내셔널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

11일 창원시체육회와 창원시청 등에 따르면 창원시청 축구단은 올해 대비 32% 삭감한 예산으로 내년 운영 계획을 짰다.

올해 축구단 예산은 인건비와 각종 훈련비 등을 합쳐 23억 원에 이르렀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약 7억 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애초 창원시는 직장운동부 슬림화 등을 이유로 축구단 해체를 검토했지만, 축구단 내부에서 예산 절감 등 자구책을 내놓자 안상수 시장이 마음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성적 부진과 함께 시의 축소 방침이 발표되면서 해체 위기에 내몰렸던 창원시청 축구단은 위기 속에 전 구성원이 똘똘 뭉쳤다.

한때 내셔널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성적은 막판 거침없는 8연승을 내달리며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3월 창원축구센터에서 중국 연변 FC와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창원시청 축구단 선수들. /경남도민일보 DB

비록 4강 플레이오프 진출권 획득엔 실패했지만 막판 상승세는 내년을 준비할 충분한 계기를 마련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고통 분담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30명의 선수로 운영된 팀은 20명 안팎까지 축소가 불가피하다.

박말봉 감독은 "나는 급여를 안 받아도 좋으니 팀 해체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고, 다른 코치진도 대부분 삭감에 동의했다.

선수들은 선수단 규모를 줄이는 대신 개개인 연봉을 조금씩 낮춰 내년 시즌도 최대한 모두가 함께하기로 의기투합했다.

박말봉 감독은 "팀 창단 때부터 오직 한 팀에서만 뛰는 '원클럽맨'이 많은 게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면서 "어렵게 팀을 창단한 사실을 대부분 선수가 알고 있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 전지훈련까지 했던 축구단은 내년 전지훈련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동계훈련도 창원축구센터 등 인근에서만 진행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예산이 7억 원가량 삭감되면서 훈련비와 피복비 등은 아예 지출 항목에서 제외했다"면서 "힘든 한 해가 되겠지만 내년에는 재창단 수준의 각오로 리그 4강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송상섭 창원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시 재정이 악화하면서 직장운동부가 직격탄을 맞을 상황이었지만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자구책을 내놓아 해체만은 피하게 됐다"면서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이할 창원시청 축구단이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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