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수입 과자점 내년 6월께 정리될 듯"

바야흐로 '수입 과자 전성시대'다. 올해 1월 론칭한 레드버켓, 스위트파티에 이어 수입 과자 할인점은 규모 있는 전국 가맹점만 7~8개다. 여기에 한두 개 매장을 가진 지역 브랜드는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7월 수입 과자 판매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브랜드가 김해에서 론칭했다. '스위트초이스'(대표 박동욱) 1호점은 김해 젤미점으로 현재 전국 60호점까지 개점했고 10월에 30개 점포가 추가로 개업할 예정이다. 후발 주자지만 3개월 만에 선발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황중섭(29) 스위트초이스 총괄부장을 만나 확장 비결과 수입 과자 할인점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수입 과자할인점이 정말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요. 현황은 어떤가요? 

"적어도 전국에 500개 이상의 점포가 있을 것으로 추정돼요. 수입 과자 할인점은 프랜차이즈와 독립점 매장 2가지 형태가 있어요. 프랜차이즈는 선발 브랜드인 레드버켓, 스위트 파티가 전국에 100여 개 매장을 개업한 상태고요. 스위트 초이스, 슈가박스, 야미야미, 더하프캔코리아, 롤리폴리샵, 카카오칩 등 가맹점을 비롯해 아이러브캔, 초코앤쿠키, 심플쿠키즈 등 독립 매장이 수없이 많죠. 여기다 '매장 안 매장' 형태까지 합하면 1000곳 이상이에요. 경남에는 수입 과자 할인점이 총 50여 곳이에요. 창원지역에 집중돼 있고 김해, 진주, 거제, 양산에 많아요. 학생들이 주소비층이다 보니 특정 시 지역에 몰려 있어요."

-뒤늦게 수입 과자 판매시장에 합류한 이유가 뭔가요?

"군대 제대 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밑천 1000만 원을 가지고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했어요. 8년간 포항, 제주도, 광주, 사천 등 전국을 다니면서 치킨집을 운영했는데요. 하나의 프랜차이즈를 론칭하기까지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죠, 특히 수입과자는 무엇보다 다양한 브랜드의 물량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가맹사업을 먼저 시작한 게 아니라 물류센터 등 기반을 다지고 시작했어요. 15개의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물류센터가 660㎡(200평)는 돼야 합니다. 100개 매장이 운영되려면 최소 3300㎡(1000평) 이상 돼야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거든요. 이런 기반시설 없이 시작한 수입과자 가맹점도 많습니다. 우리는 진해구에 부산·경남센터 1600㎡(500평), 경산시에 대구·경산센터 1600㎡(500평), 군산시에 호남 물류센터를 짓고 물량을 우선 확보하느라 출발이 늦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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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초이스 황중섭 부장./유은상 기자

-후발 주자지만 3개월 실적이 올 초 론칭한 타 브랜드 못지않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과자점은 음식점 창업과 비교하면 완성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운영상 편의성으로 초보 창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이에요. 우리는 가맹점이지만 파격적으로 가맹비가 일절 없습니다. 실내장식도 점주들 편의대로 하면 됩니다. 본사에서는 물류 외에는 점주들에게서 얻는 수익이 없어 신규 창업도 거품을 뺀 비용으로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또 하나는 수도권에서 퍼진 가맹점은 화물이나 택배로 물건을 배송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직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일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동안 1t(톤) 차량 20대 물량이 물류센터에서 출고됩니다. 수입원에 따라 다르지만 일주일에 3~4일은 수입과자가 물류센터로 이동됩니다. 물량 순환이 빠르고 물류센터 직원이 직접 일주일에 한번 또는 두 번 매장을 찾아 안전하고 빠르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매장을 둘러보니 점주 대부분 불만은 주문한 물량이 빨리 공급되지 않는 것인데요. 왜 그런가요?

"현재 공급량보다 물량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특히 지난 2~3개월 사이 우후죽순으로 수입 과자 할인점이 생겨났어요. 수입원은 지난해 통계에 맞춰 물량을 준비했는데 이만큼 많이 생길 것이라고는 예측을 못 해 전국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 일부 소비자가 찾는 제품 중 일본 제품은 방사능 검사에서, 미국이나 유럽 제품은 색소검사에서 국내 검사기준에 미흡한 제품일 경우 정상적인 방법으로 들여오지 못해 공급을 못 하는 일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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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초이스 황중섭 부장./유은상 기자

-수입 과자 할인점이 이렇게까지 열풍인 이유는 뭔가요?

"깡통시장, 마트 내 수입 코너 등 수입과자점이 이전에 없었던 건 아니에요. 이렇게 급속도로 유행처럼 번지는 건 국산 과자에 대한 소비자들 불신이 커진 탓과 환율 하락, 병행수입 규제 완화 등의 조건이 맞아떨어졌어요. 싸고 정량인 수입과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오프라인으로 매장이 확대된 거죠. 국내 제과업체는 국산과자 수익률을 14%에 맞춰 조직과 시스템이 형성돼 있습니다. 그만큼의 수익을 내려면 '질소 과자'라고 하는 과대 포장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들은 14% 수익률에 맞춘 조직을 단기간에 변화시킬 수 없어 대응도 힘든 상황일 거에요. 요즘은 조기 유학과 국외 여행객이 늘고 다문화 사회가 되면서 한국 사람들도 수입 과자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없어졌어요. 중고등학생에게는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이 장점일 테고 유학생이나 국외에서 생활하다 온 사람들에게는 그때 맛본 과자를 먹으며 향수를 달랜다고 해야 할까요? 과자 맛이 한국인 입맛과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아요. 당분간 수입 과자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수입 과자 할인점이 곳곳에 생김으로써 전 세계 각국에서 만든 과자를 저렴하게, 국산 과자보다 더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불안함 점도 한둘이 아니에요. 한글 미표기 제품은 불법 아닌가요? 

"매장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세계과자할인점은 평균 400~600개의 종류를 취급합니다. 이 중에는 나트륨이나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제품도 있어 수입 과자를 고를 때 함량을 꼼꼼히 확인하고 하루 권장량을 초과해 섭취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해요.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한글 미표시 제품인데요. 수입과자는 식약처 통과가 안 되면 판매가 안 됩니다. 한글 표기와 유통기한이 안 적혀 있으면 판매가 안 되죠. 하지만 사탕 한 알 만한 겉포장에 한글표시 스티커를 붙이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이럴 때 용기에 한글 표기 스티커를 붙이는데 식품위생법에서도 사탕류(사탕, 젤리, 껌)에 한해 일정 크기 이하 제품은 해당물품이 아닌 물품의 포장·용기에 표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요. 다만 일부 매장에서는 보따리상을 통해 관세 없이 들여오는 제품이 더러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는 한글 표시를 잘 확인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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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초이스 황중섭 부장./유은상 기자

-어떤 과자들이 인기가 있나요?

"아마 어느 매장에 가서 물어도 비슷할 거에요. 600㎈(120g 기준)라는 고칼로리와 진한 초콜릿 맛의 중독성 때문에 '악마의 과자'라고 불리는 팀탐(TimTam)이 가장 많이 팔리고 독일 하리보 젤리, 인도네시아 글로리아 와퍼스틱, 일본 우마이봉, 이탈리아 누텔라 잼이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좋아요."

-세계과자할인점 지금이 '최고점'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많아요. 어떤가요?

"아닙니다. 업계는 올해 1월 론칭한 프랜차이즈가 많은 만큼 지금은 초기단계라고 보고 있어요. 또 과자점은 과자의 텁텁함이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여름철(6~9월)은 비수기고 10월부터 5월까지 성수기에요. 빼빼로데이와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각종 '데이'와 졸업·입학 시즌과 어린이날에 초콜릿과 과자 판매가 급증하기 때문에 성수기를 앞두고 하반기 가맹점은 더욱 늘 것으로 예상해요. 관심 있는 창업자는 초기투자금이 적은데다 누구라도 쉽게 판매할 수 있어 문턱이 낮은 만큼 경쟁구도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겠죠."

-수입 과자 할인점, 언제까지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나요?

"현재 스위트초이스 1호점인 장유 젤미점의 월 매출액은 2000만 원 정도에요. 33㎡(10평) 기준 전라도의 한 매장은 하루 매상을 1000만 원 올리기도 하고요. 현재 히트 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요. 창업은 지인이 대박 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또 다른 창업자가 생기곤 하는데 지금은 한 상권에도 다른 브랜드지만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너무 많아요. 내년 6월이면 우후죽순 생긴 매장이나 브랜드 자체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봅니다. 무엇보다 넓은 물류센터와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중요한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브랜드는 없어질 것으로 보고요. 모든 매장이 비슷하게 오픈시기가 지나면 매출이 30%가량 줄어요. 하지만 통닭이나 찜, 음식점은 소비자가 많이 찾는다고 해도 한 달에 3~4번이지만 과자는 소비가 빨라 기본 매출은 유지하지 때문에 물량이 안정적인 가맹점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봐요."

-마지막으로,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무엇보다 과자점은 상권이 가장 중요해요. 음식점은 골목 안에 있어도 '맛집'이라고 손님이 찾아오지만 과자점은 유사한 브랜드 매장에 가면 어디든 같은 제품을 살 수 있어 브랜드 인지도가 필요 없어요. 과자점은 편의점과 같이 자리가 곧 브랜드인 셈이죠. 스위트 초이스는 전국 200여 점포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200개 점포를 넘어서면 물량 수급과 상권 위협으로 오히려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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