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개그맨 양상국 인터뷰

NC 다이노스의 홈 마지막 경기가 있던 지난 10월 14일 마산구장을 찾은 개그맨 양상국 씨를 만났다. 양 씨는 지난 2011년 KBS〈개그콘서트〉(개콘) '서울메이트'를 통해 본격적인 경상도 말 개그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 개그맨'으로 떠올랐다. 이후 개콘의 '네 가지'를 거치며 경상도를 대표하는 개그맨의 이미지를 굳혔고, 최근엔 <인간의 조건>, <우리 동네 예체능>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경상도 말이 가진 톤(성조)이 개그에 아주 유리하다며 그에게 경상도 말은 '무기'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사투리 개그를 한 게 개그콘서트의 '서울메이트'다. 당시 함께했던 동료들이 다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때 했던 유행어가 '확 마, 궁디를 주 차삐까!' 등이었다. 반응이 좋았다."

-개그맨으로 데뷔하는 데 사투리가 장애가 되진 않았나?

"사투리를 쓴다고 크게 힘든 점은 없었다. 다만 서울말도 함께 쓸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은 있다. (개그를 하다 보면 뒤에서)깔아주면서 웃기는 역할이 있는데 그걸 못한다. 왜냐하면 워낙 (경상도 말)톤이 세니까 튀어 버린다."

10월 14일 마산구장에서 시구하는 양상국. /연합뉴스

-그렇다면 장점은 무엇인가?

"경상도 말은 포인트가 있다. 톤의 힘이 있어서 유행어도 잘 만든다. 허경환, 김원효를 비롯해 저까지 유행어들이 제법 많다. 서울 출신 배우들이 '아이고~ 정남아, 정남아~'라고 하면 그냥 평범한데, 경상도 톤으로 하면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특별히 의도하지 않아도 유행어가 되기도 한다.

'궁디를 주 차뿌까!'도 경상도에서만 쓰는 말이다. 다른 지역에선 무슨 말인지 모른다. 그래서 더 맛이 난다. 경상도 특유의 톤과 어울려 웃음 포인트가 된다."

-요즘 예능에도 자주 출연하는데, 개그와는 다를 것 같다. 경상도 억양 때문에 힘든 점은 없나?

"특별히 조심해야 할 건 없다. 그런데 공중파 경우엔 사투리가 방송용어가 아닌 게 있어서 조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방송용어로 '따 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방송 사이사이 재치 있게 치고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경상도 말은 그럴 때도 도움이 된다. 역시 톤이 달라 그렇다."

-양상국 씨의 사투리 개그가 경상도 특히, 고향인 김해를 아주 낙후한 시골로 묘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개그를 잘 못 이해한 것 같다. 사실 그 개그는 지역 출신들을 다 대변한 것이다. 서울 사람들은 부산이나 대구 정도만 알지 김해나 마산도 모른다. 내가 하고자 했던 건 그런 편견을 깨는 것이었다."

-경상도 말을 앞으로도 개그 소재로 사용할 생각이 있는가?

"인터뷰할 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바꿀 생각이 없다. (경상도 말로 인해)경상도 대표 개그맨이란 이미지가 붙었으니 당연하다. 그리고 서울말 쓰는 연예인들은 워낙 많다. 그 경쟁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 앞으로도 나만의 구수한 사투리를 잘 쓸 생각이다. 사투리는 '나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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