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80%는 주부 염동현 의료법인 창원센텀병원 정형외과 의무원장

창원에 거주하는 주부 정모씨(56)는 작년 설명절을 지낸 후부터 손이 저리기 시작했다. 저린 손을 흔들거나 주무르면 다소 나아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커졌다. 최근엔 가벼운 걸레질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을 없애려고 더운물과 찬물을 받아 놓고 손을 번갈아 담그며 찜질을 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급기야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생겼다. 더 이상 방치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에 창원센텀병원을 찾아간 정모씨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일시적으로 찾아온 손목 저림으로만 생각하다 병을 키운 것이다.

손목 저리고 타는 증상

사람의 뼈 중 4분의 1가량이 손에 있을 정도로 손에는 수많은 힘줄과 인대들이 존재하며 손목에는 힘줄과 인대가 드나들 수 있는 통로들이 있다. 하지만 손과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하게 될 경우 힘줄과 인대에 염증이 생기거나 붓게 되고 그로 인해 신경들이 손목의 통로를 지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를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팔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병이다. 주로 손목, 손바닥,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 등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밤에 더욱 심해져 수면을 방해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낯선 질환 같지만 의외로 주부들에게 흔한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80%가 여성이고 이 중 50% 이상이 40, 50대다. 가사 노동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할 경우 잘 생긴다. 잘못된 수면 자세, 진동 기구의 과다 사용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중년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여성호르몬 감소로 뼈와 근육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혈액순환 장애, 비만, 뼈엉성증(골다공증) 등이 있다면 더 쉽게 손목터널증후군이 올 수도 있다.

손목진료모습.jpg

간단한 자가진단법

자가 진단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손목의 중앙 부위를 가볍게 때려서 손끝에 저린 증상이 발생하는 지, 손목을 1분 정도 구부릴 때 이상 감각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자가 진단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되면 관절전문병원을 방문해 근전도 및 신경전도 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방은 손목 사용 자제부터

40세 이상의 주부들은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한 경우가 많고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늘 관절질환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집안일을 안 할 수 없지만 우선 손목에 통증이 지속된다고 느낄 경우에는 일단 손목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손목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양손을 번갈아 사용하거나 걸레나 빨래를 쥐어짜는 일은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집안에서 손목 돌리기나 털기, 깍지 끼고 앞으로 펴기 등 손목 스트레칭으로 평소 손목 근육과 인대를 단련시켜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관절경 수술은 빠른 회복 가능

치료시기를 놓쳐 신경조직이 망가지게 된 경우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적 요법을 추천한다. 기존 ‘손목터널증후군’ 수술법은 손목 절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수술이 잘 되더라도 미용상 좋지 못한 흉터를 남기고 회복시간이 긴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관절경을 이용한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는 작은 절개를 통해 이루어지며 확대관찰을 통해 인대를 잘라 손목 터널을 넓혀줌으로써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 수술의 정확성은 물론 부작용이 적고 회복 속도 역시 빠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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