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노인의 방화로 발생한 장성요양병원 화재,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홀로 부양하다 우울증에 걸려 부모를 살해하고 자살한 유명 연예인의 아버지 등 치매환자와 관련되어 돌이킬 수 없는 사고와 부양에 대한 부담감을 못 이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하고 있다. 치매라는 질병은 가족에게만 맡기기엔 돌보기가 어려워서 환자가 속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동안 불행해지는 질병이 되어가고 있다.

치매의 진단은 임상적으로 기억력저하, 인지기능 장애 및 성격변화를 동반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할 수 있다. 치매의 원인질환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치매 초기에는 일상생활능력이 감퇴된다. 특히 민감하게 감퇴되는 것이 ‘도구적 일상생활능력’으로 예를 들자면 전화사용, 물건 구입, 음식 장만, 돈 관리 및 재정관리, 교통수단 이용, 길 찾기, 취미생활, 약 복용, 세탁, TV보기 등에서 문제를 보인다. 둘째, 치매 환자는 우울 증상이 잘 동반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40~60%가 우울 증상을 겪는다고 볼 때에 우울 증상이 관찰되면 인지기능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우울증이 동반되지 않았어도 정서적 불안정성, 수면장애, 체중 감소, 정서 상태 표현의 저하, 비관적 사고 등도 노인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에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셋째, 치매환자들에게서는 기억력으로 대표되는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행동심리증상이 매우 흔하고 이는 보호자들에게는 가장 부담이 되는 증상이다.
송현석 과장.jpg
▲ 송현석 창원 희연병원 신경과 전문의
행동심리증상이란 정신병증상, 우울증, 배회, 공격성 등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잘못된 내용에 대한 비정상적인 생각에 의해 형성된 확고한 믿음인 ‘망상’, 실제적인 자극이 없이 느끼는 지각인 ‘환각’이 대표적이다. 드물긴 하지만 섹스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고 성적으로 문란한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병전의 인격과는 무관한 이러한 증상으로 주위 사람들을 매우 힘들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장애의 치료는 다각적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그 증상을 명확히 하고 그 원인 및 그 기저의 뇌와 정신적인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제거할 수 있는 원인들을 차단하고 보호자와 의료진을 교육시키며,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약물에 비교적 반응이 좋은 행동심리증상은 불안, 초조, 우울감, 망상, 환각, 무감동증, 조증 유사 증상, 부적절한 성적 행동, 언어신체적 공격성 행동 등이며, 반응도가 좋지 않은 행동심리증상은 배회, 부적적한 옷 입기와 옷 벗기, 아무 곳에서나 대소변 보기, 물건을 숨기거나 모으기, 이식증(흙이나 종이 같은 음식 이외의 것을 먹는 것), 지나친 반복적 소리 지름 등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